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여파, 천연가스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네덜란드 TTF 거래소 천연가스 선물가격 1㎿h 당 74.9유로
국제 유가, 알루미늄 가격 등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가격 상승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 공급에 관심이 쏠린다. 천연가스는 냉난방 원료뿐 아니라 화학제품이나 유리, 종이 등의 가공에도 쓰이는 에너지원이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공급국인 러시아가 ‘가스관 꼭지’를 잠그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대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0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변화에 따라 국제 에너지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유럽의 경우 공급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사용 비중은 40%에 달한다. 독일은 60% 이상을 러시아에서 공급받고 있다.
실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TTF 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9일 기준 메가와트시(㎿h)당 74.9유로를 기록했다. 180유로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12월에 비해선 안정됐지만, 20유로 안팎이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상승한 결과다.
원자재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국제 정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 18일 한국무역협회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현황 및 우리 기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기준 우리 수출의 약 1.6%, 수입의 2.8% 비중을 차지하는 10위 교역대상국이다.
특히 수입 측면에서는 에너지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프타(25.3%) ▶원유(24.6%) ▶유연탄(12.7%) ▶천연가스(9.9%) 등 에너지 영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될 경우 수급 차질이 발생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유가에 알루미늄·옥수수 가격도 오름세 지속”
유가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의존도가 높은 알루미늄과 옥수수 가격도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이날 발표한 ‘최근 해외경제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지난해 중국 전력난과 최근 이상기후(라니냐 등) 등으로 공급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알루미늄과 옥수수에 대한 공급 부족 우려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두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수급에도 타격이 있다고 본 것이다. 러시아는 알루미늄 세계 2위 생산국으로 전 세계 생산의 5.6%를 차지하고,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수출 비중은 전 세계의 13.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수빈 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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