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선고 445번 받은 비트코인…‘新 통화질서’ 핵심될까 [고란 코인도란]
크로네 은퇴 소식에 팬텀(FTM) 생태계 ‘휘청’
새 통화질서 핵심 여겨진 비트코인, 여전히 단기 상승 점치긴 어려워
윤석열 당선, ‘가상자산 소득 비과세 한도액 5000만원 상향’ 지킬 수 있을까
컴투스 코인 발행에 韓인 참여 불가능, 왜?…이번주 FOMC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 주목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적격 투자 대상 자산에 비트코인이 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그런데도 코인 관련한 투자 정보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500만 ‘코인러’를 위한 핵심 투자 정보를 정리해 드립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에 따른 투자 결과는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 [편집자]
‘안드레 묻었다’.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업계에서 한때 유행했던 말이다. 안드레 크로네는 디파이 프로그래머다. 디파이붐을 일으킨 원조 프로젝트 와이언파이낸스(YFI)의 창시자다. 그가 관심을 두거나 고문으로 있는, 이른바 ‘안드레가 묻은’ 프로젝트는 그 사실만으로 주목받았다. 예치된 총자산가치(TVL)는 급증했고, 관련 토큰 가격은 급등했다.
그가 지난 6일 돌연 크립토 업계 은퇴를 선언했다. ‘디파이의 대부’가 업계를 떠난다는 사실에 ‘안드레 묻은’ 프로젝트 대부분이 타격을 받았다. 레이어1 체인 가운데 그가 관여했던 팬텀(FTM) 생태계 전체가 휘청였다. 6일 1.7달러였던 FTM은 13일 오후 6시 현재 1.19달러에서 거래 중이다. 일주일 새 30% 하락했다.
팬텀 대표는 수습에 나섰다. 재단 트위터를 통해 “안드레의 노고에 감사하지만 팬텀은 그럼에도 여전히 40명이 넘는 직원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크로네가 개발에서 손을 뗀지 오래이기 때문에 그가 떠나도 팬텀 개발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 강조했다.
하지만 날개 없이 추락하는 FTM 가격이 말해주듯 커뮤니티 반응은 회의적이다. 크로네가 팬텀을 상징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개발에서 손을 뗐다지만 홍보와 커뮤니티 구축 등은 여전히 크로네의 몫이었다. 크로네 없는 팬텀은 상상하기 어렵다.
아이러니다. 코인 시장에 참여하는 많은 이들이 탈중앙성을 외치지만, 동시에 압도적인 재능과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천재’를 원한다. ‘이더리움 킬러’라고 불렸던 이오스의 추락도 댄(라리머)의 부재가 주요한 이유다. 비탈릭(부테린) 없는 이더리움, 도권(권도형) 없는 테라를 상상할 수 있나. 크로네가 떠난 팬텀이 크립토 업계에 난제를 던졌다. 완벽한 탈중앙성은 실험실에서나 가능한 걸까.
지금 코인 가격은=브래튼우즈III, 비트코인이 최대 수혜?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소속의 전략가 졸탄 포자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3차 브래튼우즈 체제가 시작될 것으로 본다. 그는 최근 공개된 보고서에서 “우리는 상품 기반 통화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세계 (통화) 질서인 ‘브레튼우즈III’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며 “화폐는 결코 이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며 비트코인이 (만일 계속 존재한다면) 아마도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탄생 이후 10여년 동안 여러 차례 존폐 위기에 놓였지만 살아남았다. ‘비트코인 부고’ 안내사이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죽었다(Bitcoin is dead)’는 말만 445번 들었다. 하지만 불사조처럼 살아남아 지금은 되레 새로운 글로벌 통화질서의 최대 수혜가 비트코인일 것이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나빠지 않다. ‘디지털 금’ 비트코인이 실물 금에 비해 공급 측면에서는 더 유리하다. 만약 거대 금광이 개발된다면 실물 금의 공급량은 예상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공급이 늘어나니 가격에는 악재다. 반면, 비트코인은 공급이 정해져 있다. 대략 2140년까지 2100만개만 채굴되면 끝이다. 4월 초 1900만번째 비트코인이 채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급이 점점 줄어드니 가격에는 확실히 호재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상승을 점치기 어렵다. 비트코인 온체인 데이터 가운데 SOPR(Spent Output Profit Ratio) 지표라는 게 있다. 구매가격 대비 달러로 매도한 비트코인 가격의 실현가치를 측정한다. SOPR이 1보다 크면 코인 보유자는 수익을, 1보다 작으면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통상 SOPR이 높게 나올수록 상승장으로 간주한다. 싱가포르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스택펀드(Stack Funds)는 최근 “장기 코인 보유자의 SOPR이 1을 향해 가고 있다”며 “이는 익절, 손절 분수령이므로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스택펀드는 “장기 홀더 SOPR은 비트코인이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에 도달한 이후 하락 추세이며 현재는 1.5 수준”이라며 “시장에 긍정적인 촉매제가 등장하거나 SOPR 지표가 반전되지 않는 한 단기적으로는 횡보, 추가 하락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무슨 일이=코인 과세 1년 유예, 한 번 더?
이용자 보호와 동시에 산업 육성도 목표로 삼았다. 이용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하고 코인 부당거래 수익 등은 사법절차를 거쳐 전액 환수할 예정이다. 디지털 자산을 취급하는 전문금융기관을 육성해 거래소가 쉽게 은행 실명계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디지털자산 산업진흥청’을 설립해 코인 및 NFT 등 신개념 디지털산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아울러 코인 발행을 통한 자금모집(ICO)를 허용한다. 다만, ICO를 전면 허용할 경우 사기 코인 업체들이 극성을 부릴 우려가 있다. 일단은 특금법을 통해 제도권으로 편입된 거래소가 코인 프로젝트를 일차적으로 검증, 대중들에게 판매하는 ‘IEO(거래소를 통한 자금모집)’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공약은 공약일 뿐이다. 임기를 모두 채운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문재인 정부가 달성한 공약 이행률은 17.4%에 그친다. 윤석열 정부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윤 당선인 주변엔 검찰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주로 코인 관련 사기 사건을 맡아온 검사들 입장에선 코인 관련 산업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 자칫 세상이 달라졌다며 코인 사기 업체들이 득세할 경우, 그 반작용으로 코인 산업에 대한 압박은 더 심해질 수도 있다. 산업은 육성하고 투자자는 보호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해외에서 무슨 일이=바이든 행정명령, 비트코인 가즈아
디지털자산의 발전과 관련한 6가지 핵심 우선순위도 명시했다. ▶투자자(소비자) 보호 ▶금융안정 ▶불법이용 방지 ▶미국의 리더십 ▶금융포용 ▶책임감 있는 혁신 촉진 등이다. 미국 주도로 디지털 자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그래도 ‘미국 주도로 잘 해보자’는 선언만으로 시장이 반응했다. 행정명령에 대한 기대감에 비트코인은 한때 4만2000달러를 돌파했다. 업계 평가도 나쁘지 않다. 갤럭시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CEO는 “미국 행정부가 행정 명령을 통해 암호화폐 업계에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글로벌 암호화폐 경제에서 미국이 리더십을 가질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샘 뱅크먼 프라이드 FTX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 보호와 디지털자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논의할 수 있는 건설적인 행정명령”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 CEO는 “이번 규제가 비트코인 채택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도 “투자자 보호, 불법행위 방지, 금융안정성 보장 등 중요한 공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 부처 동료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디지털자산 육성 정책에 협력하겠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겐슬러 위원장에겐 시기상조인 모양이다. SEC는 최근 뉴욕디지털투자그룹(NYDIG)과 글로벌X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모두 거부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얀 반에크 CEO는 최근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인질로 삼고 있다”며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관련 논의 자체가 건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규제 논의는 더디게 진행되는 반면, 코인 생태계는 역동적이다. 커뮤니티의 힘으로 세계 최대 NFT 프로젝트로 성장한 ‘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BAYC)’의 개발사인 유가랩스(Yuga Labs)가 라바랩스(Larva Labs)로부터 크립토펑크(CryptoPunks), 미비츠(Meebits) 컬렉션 IP(지식재산권)를 인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유가랩스는 “우리가 먼저 할 일은 NFT 홀더들에게 완전한 상업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크립토펑크는 원조 NFT라는 명성 이외에 최근 NFT 시장의 핵심 화두가 되는 ‘쓸모(utility)’면에서는 쓸모가 없었다. 그런데 쓸모있는 NFT로 후발주자 BAYC를 최고의 NFT 프로젝트로 만든 개발사 유가랩스가 크립토펑크 등을 인수한다고 하니, 크립토펑크 등의 최저 거래 가격이 치솟았다.
위클리 코인=컴투스 코인(CTX), 정작 한국인은 소외
문제는 판매 방식이다. 글로벌 거래소 FTX에서 IEO 방식으로 진행된다. IEO는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와 비슷하다. 공모주는 대체로 시장가격보다 할인돼 정해진다. 상장 열기까지 더하면 시장은 이른바 ‘따상(더블 상한가)’을 기대한다. 유망한 주식일수록 물량을 많이 못 받아서 그렇지 일단 받으면 ‘먹는다(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
IEO 역시 물량만 받으면 돈을 버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컴투스 코인은 게임성도 있다고 한다. 매수세가 몰릴 것은 당연하다. 공급을 초과한 수요는 공급자를 ‘갑’으로 만든다. FTX에서 진행되는 IEO이 경우, 자체 거래소 토큰은 FTT를 일정 수량 이상 보유하고 거래소에 맡겨야(스테이킹) 참여할 수 있다. 최소 참여 기준이 FTT 150개다. 14일 오후 3시 현재 FTT 가격은 약 40달러다. 곧, 6000달러(약 740만원)가 있어야 참여할 수 있다.
최소 참여 기준을 맞춘다고 해도 토큰을 무조건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추첨을 통해 물량을 배분하는데, FTT 수량이 많을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게 운이 좋으면 개당 약 130원 정도에 컴투스 코인을 받을 수 있다.
그나마 한국인은 이번 IEO에 참여할 수 없다. 특금법 시행에 따라 해외 일부 거래소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참여를 막고 있다. 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 라이선스를 받지 못한 기업이 한국인 대상으로 영업을 하면 이는 특금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한국 프로젝트의 소문난 잔치에 한국인은 아예 잔칫상에 앉을 수도 없게 됐다.
물론, IEO를 통해 컴투스 코인이 FTX에 상장하고 나면 그때는 한국인도 거래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공모주 상장 첫날 따상 주가에 추격 매수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게 과연 합리적인 투자 결정인지는 신중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 주에는 무슨 일이=16일 드디어 FOMC
자산시장을 뒤흔드는 또 하나의 변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16일(현지시간) 열린다. 0.25%포인트 수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된다. 시장은 이미 이를 반영했다고 하지만 FOMC 회의 발표되는 성명서의 톤이 문제다. 자산축소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금리인상 속도를 당기겠다는 식의 내용이 들어가 있다면 비트코인을 포함한 전체 자산시장에는 악재다.
※경제 뉴스를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유튜브 채널 ‘알고란(알기 쉬운 경제뉴스 고란tv)’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다. 코인ㆍ주식ㆍ부동산 등 모든 투자 자산에 관심이 많다. 지금은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수익보다 생존이 먼저다. 구독ㆍ좋아요ㆍ알림설정은 사랑이다. algorantv365@gmail.com
고란 알고란TV 대표
고란 알고란TV 대표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한투운용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 주주가치 섹터 중 연초 이후 수익률 1위
2한국투자證, 홍콩서 IR행사, 'KIS 나잇' 개최
3‘비상경영’ 신세계면세점,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4삼성화재, ‘도로 위의 포청천’ 퀴즈 이벤트 오픈…내달 1일까지
5BGF리테일, ‘전략혁신부문’ 신설...정기 인사 단행
6티머니, 리보와 시각장애인 이동성 향상 위한 업무협약 체결
7더작심, 경주에 신규 진출..연이은 건물주 직접 운영 사례로 주목
8‘트럼프 랠리’ 나도 타볼까 했더니…비트코인·테슬라 ‘휘청’
9KG이니시스, 임직원 손모아 중림복지관에 스마트TV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