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상장 1년, 주가 반토막…소프트뱅크 연달아 매각
지난해 3월 공모가 1주당 35달러 뉴욕증시 상장
최고 70달러까지 치솟아 시총 100조원 평가받아
올해 3월 15달러까지 추락, 소프트뱅크 매각 나서
미국에 상장한 전자상거래(e커머스) 쿠팡의 주가가 1년새 반토막 났다. 한국계 일본인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가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는 쿠팡(뉴욕증시 종목명 ‘CPNG’) 주식을 연달아 팔아 치우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3월 11일 한국을 건너뛰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직상장했다. 한국 기업 최초로 뉴욕증시에 상장한다는 소식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국판 아마존’이라는 화려한 수식어까지 달았다.
상장 첫날 공모가(1주당 35달러)보다 40% 넘게 오른 49.25달러로 장을 마치며 기대에 부응했다. 당시 시가총액 100조원이라는 평가도 받았으며 최고 7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내 투자자들도 당시 쿠팡의 상승세에 편승했다. 상장 첫날 40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3월 한 달여 동안 순매수 금액이 약 1110억원 어치에 이르렀다.
쿠팡 주가 공모가 절반 밑으로 하락해
공모가의 2배까지 날았던 쿠팡은 지금은 공모가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자상거래 업계가 활황하고 매출도 급증했다. 이에 힘입어 쿠팡 주가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쿠팡은 올해 들어 저점으로 예상했던 바닥까지 뚫고 더욱 추락하는 모양새다. 올해 1월 18달러까지 하락했을 때도 바닥이라 여겼는데 3월엔 15달러까지 주저 앉은 것이다.
국내 증권가에선 쿠팡이 주가 가치를 뒷받침할만한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쿠팡은 매출이 지난해 기준 약 22조원에 달한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었다. 2019년 7조원에서 코로나 사태에 힘입어 2년만에 3배 넘게 급성장한 것이다.
영업손실·누적적자 여전 수익성 개선 불투명
쿠팡의 아킬레스는 앞으로도 개선될 여지가 불투명해 보인다. 전자상거래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쿠팡에게 영토를 뺏겼던 이마트 등 대형 업체들이 공격적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SSG닷컴·마켓컬리 등은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며, 신세계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G9)를 인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는 쿠팡 주식 5000만주를 1주당 20.87달러로 약 10억 달러(약 1조2420억원)어치를 매각했다고 지난 1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다. 비전펀드는 지난해 9월에도 쿠팡 5700만주를 1주당 29.685달러에 약 16억9000만 달러어치를 매각했다.
소프트뱅크는 2015년과 2018년에 총 30억 달러(약 3조7250억원)를 투자해 쿠팡 기업공개(IPO) 시 클래스A 기준 37%의 지분을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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