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자동차 “러시아 공장 중단”…생산물량 한국으로 올까
젤렌스키 “러시아에서 프랑스 기업들 철수” 촉구
르노, 멈췄다 재가동한 모스크바 공장 다시 중단
르노, 러시아 국민차기업 아브토바즈 중단도 고심
르노코리아 수출 증가세, 삼성 지우고 브랜드 강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르노자동차 러시아 공장이 운영을 중단한다. 프랑스 기업들의 러시아 철수를 촉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주장도 한 배경이 됐다. 이곳 생산물량이 르노 한국 공장으로 이동할거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르노가 2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이날부터 바로 모스크바 공장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르노 모스크바 공장의 자산가치는 약 22억 유로(약 2조9000억원)에 이른다.
르노는 아브토바즈 운영도 중단할지 고심 중이다. 르노는 아브토바즈의 지분 69%를 갖고 있는 아브토바즈 최대주주다. 아브토바즈는 러시아 국민차 라다 브랜드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르노 측은 “러시아 근로자 4500여명에 대한 책임도 달려 있어 아브토바즈 지분에 대해선 안팎의 상황을 고려하면서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 수위가 높아지고 다국적 기업들의 러시아 철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르노는 운영을 계속 유지했다. 르노는 지난달에 모스크바 공장 가동을 멈췄으나 일시적이었을 뿐 재 가동에 들어갔다.
르노는 20여년 전 러시아를 신흥 자동차 시장으로 보고 뛰어들었다. 시티뱅크는 르노의 핵심 이익의 8%가 러시아에서 나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부분 아브토바즈 지분 수익이다. 르노의 올해 그룹 영업이익률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당초 4%대에서 3%대로 하향 조정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프랑스 기업들에 “러시아 사업 중단”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프랑스 상·하원 동시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에서 사업을 이어가는 프랑스 대기업들에 대해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고 러시아에서 돈을 찾으려 하고 있다”며 “러시아라는 전쟁 기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프랑스인들에게 제1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프랑스 북부 도시 베르됭을 상기시키며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참상을 알렸다. 그는 “러시아 군이 표적을 구분하지 않고 민간의 주택·병원·학교·대학 등을 파괴하고 있으며, 심지어 전쟁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프랑스에 도움이 절실하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프랑스가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국일 때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이 가능하도록 힘써달라”며 “역사적인 결정을 내려주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르노 보이콧을 주창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르노가 러시아 철수를 거부하고 있다. 나는 소비자와 전 세계 업체들에게 르노 그룹을 보이콧할 것을 촉구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르노코리아 XM3 인기 힘입어 해외 수출 실적 증가세
최근 르노삼성에서 삼성 브랜드를 뗀 르노코리아는 오랜 기간의 부진을 씻고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소형 SUV ‘XM3’(수출명 ‘뉴 아르카나’)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1월 생산·내수·수출 실적도 두드러질 정도로 증가했다.
XM3는 2020년 7월 해외 수출을 시작한지 17개월여 만에 5만대를 돌파했다. 이를 기반으로 같은 해 12월엔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했으며 지난해 3월엔 전세계 28개국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전세계 코로나 대유행과 반도체·부품 공급난 속에서도 그룹 공급망 관리로 독일·벨기에·스페인·영국·이탈리아·폴란드·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했다. 그 결과 르노코리아의 지난해 판매실적은 총 13만2769대(내수·수출 합산)를 기록했다. 그 가운데 수출물량이 2020년 2만227대에서 2021년 7만1673대로 급증했다.
르노는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 모스크바 공장을 계속 가동했다. 외부의 경제적·정치적 압박이 극심하자 지난달 모스크바 공장 가동을 멈췄으나 이내 재 가동에 들어갔다.
르노의 모스크바 공장 가동 두 번째 중단은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이번엔 장기화될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까지 나서서 프랑스 대형 기업들을 콕 집어 러시아 철수를 촉구한 연설이 프랑스 의회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한 달이 된 지금도 현재 러시아에서는 프랑스 대기업들이 사업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코카콜라·맥도날드·펩시콜라·스타벅스 등이 러시아에서 철수를 선언했지만 유통업체 오샹, 주거·원예용품 판매업체 르루아 메를랭, 스포츠용품점 데카트롱 등을 거느린 프랑스 기업 ‘뮐리에 가족연합’(AFM)은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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