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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내년에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하겠다”

7일 기가팩토리 텍사스 공장 개장식서 발표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버전1 ‘옵티머스’
전기차 자율주행에 쓰이는 반도체·센서 장착

 
 
테슬라가 과거에 선보였던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 모형. [사진 테슬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테슬라가 내년에 휴머노이드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에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주력하겠다고 발표한지 2개월여 만에 로봇 생산 가능성을 장담한 것이다.  
 
휴머노이드는 ‘인간(human)+형태(-oid)’의 합성어로 인간 모습을 한 로봇이라는 의미다. 머스크는 지난해 8월 인공지능(AI) 연구소 기념일에 테슬라봇을 소개하며 테슬라의 차세대 사업방향이 로봇임을 알렸다.  
 
8일(현지 시간) 미국 CNBC방송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는 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열린 ‘기가팩토리 텍사스’ 공장 개장식에서 “내년에 옵티머스(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버전1의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가 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열린 ‘기가팩토리 텍사스’ 공장 개장식에서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 [AFP=연합뉴스]
 
머스크는 이날 1만5000여명을 초청한 ‘사이버 로데오’라고 이름 붙인 기가팩토리 텍사스 개장식에 검은색 상하의에 검은색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등장해 전기 픽업 트럭 ‘사이버 트럭’과 세미 트럭인 ‘로드스터’의 생산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이와 함께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생산 계획을 밝히면서 “사람들이 하기 싫은 어떠한 일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풍요의 시대’를 안겨줄 것이며 테슬라 자동차보다 세상을 더 크게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인공지능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머스크는 “사람들이 개발 과정을 지켜보면서 옵티머스가 안전하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될 것”이라며 “터미네이터 같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테슬라의 설명에 따르면 옵티머스는 키 173㎝ 크기로 인간과 비슷한 모습으로 제작된다. 옵티머스 내부엔 테슬라 전기차의 자율주행 기능에 사용되는 반도체와 센서를 장착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열린 ‘기가팩토리 텍사스’ 공장 개장식에서 로보 택시 전용 전기자동차 제작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머스크, 6년전부터 로봇 언급 지난해 ‘테슬라봇’ 발표

머스크는 지난 1월 26일 테슬라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역량을 쏟겠다고 공언했다. 머스크는 당시 “테슬라의 개발역량을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개발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이 지금 개발 중인 전기차나 사이버트럭보다 더 중요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2016년에도 로봇 개발을 언급했었다. 인공지능 연구소인 오픈 AI를 통해 집안일을 처리하는 로봇을 개발하겠다고 말했었다. 이후 지난해 8월 테슬라봇을 세상에 공개했다.  
 
테슬라봇은 높이 약 172cm, 무게 약 56kg, 시속 8㎞, 전기구동기 30개로 이뤄진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20kg 정도의 물건을 들 수 있고, 얼굴에 장착한 모니터를 통해 정보를 표시하며, 카메라 8대로 구성된 테슬라 오토파일럿 시스템으로 주변 사물을 인지한다.  
 
테슬라봇이 이 시스템을 통해 자율주행차처럼 스스로 정보를 처리 제어한다는 것이다.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 칩 ‘디원(D1)’을 탑재한 슈퍼컴퓨터 도조(Dojo)가 인간의 두뇌처럼 시스템의 정보를 처리한다.  
 
테슬라가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선보였던 전기차 '모델S'의 자동조종(오토파일럿) 모드 상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도요타·포드·혼다·현대 자동차도 로봇 개발에 나서

머스크의 휴머노이드 개발 사업 발표에 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쪽에서는 단순한 기능이라 하더라도 다른 기업들도 아직 완성하지 못한 휴머노이드를 당장 내년에 선보인다는 계획이 실현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게리 마커스 인공지능연구자이자 기업인은 CNBC에 “테슬라는 단순한 기능인 자율주행조차 확실하게 해결하지 못했다”며 “아직 한 번도 대중에 공개된 적 없는 로봇이 내년이나 내후년에 모든 인간의 일을 해결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엔지니어드 아츠(Engineered Arts)가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시회(CES) 2022에서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Ameca)가 관람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게리 마커스는 이어 “내년 말까지 어떠한 로봇도 인간의 모든 일을 대신할 수 없다는 데 돈을 걸겠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그동안 신제품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과장을 많이 하고 실제 생산은 지연됐던 과거 사례를 꼬집은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머스크의 청사진에 기대감을 거는 시각도 있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개발 계획이 허무맹랑한 얘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1990년대부터 대중에 공개되기 시작했을 정도로 전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그동안 관련 기술이 많이 축적됐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일본 자동차 제조사 혼다는 1986년 혼다 로보틱스 연구소를 세우고 2000년에 세계 최초로 두 다리로 걷는 휴머노이드 ‘아시모’를, 2017년엔 구조용 로봇 ‘E2-DR’을 각각 선보였다. 혼다는 로봇 개발에서 얻은 기술들을 쓰러지지 않는 오토바이 개발 등 활용폭을 넓히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 혼다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가 3월 31일 일본 도쿄 국립과학혁신박물관에서 관람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연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 자동차 제조사 도요타도 2005년 노인장애인 등의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파트너 로봇’을 선보였다. 2017년엔 사람의 동작을 따라하는 아바타 로봇 ‘T-HR3’을 공개하기도 했다.  
 
포드 자동차도 어질리티 로보틱스와 협력해 무거운 물건을 드는 직립보행 로봇 ‘디짓’을 개발하고 있다. 어질리티 로보틱스는 2019년에 디짓을 라스트마일(근거리) 배송용 로봇으로 포드에 공급하기도 했다.  
 
최근엔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미국 로봇 제조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현대차는 신차 발표나 관련 기술 전시행사 등에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와 4족 보행 로봇개 ‘스폿’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로봇 기술을 활용해 자율주행 기술과 도심 항공모빌리티 사업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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