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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다 죽어"…둔촌주공 조합‧시공사 갈등, '세금 감면' 해결론 대두

건설업계 "정부, 조합에 개발부담금 등 세금 줄이는 당근책 내줘야"
판례상 시공사도 유책 가능성↑, 조합도 새 사업자 찾기 어려워

 
 
11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 현장에 시공사업단의 공사중단 예고 현수막과 이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공사를 멈춘지 11일이 지났지만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과 조합의 갈등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면서 정부가 갈등 완화를 위한 당근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번 둔촌주공 사태는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잇속을 다투는 사사로운 갈등이 아니라 정부가 분양가를 제한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조합과 시공사업단은 둔촌주공 아파트아트월, 주방 상판 등 마감재 고급화 적용 여부 등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조합에서는 단지 마감재를 원하는 조건으로 고급화하고 이에 필요한 공사비를 추가로 지급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시공사업단은 조합원들의 기호에 따라 마감재 수준에 대한 요구가 다르고 총회 의결을 받지 않은 사항이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조합이 요구하는 마감재를 적용하는 조건으로 공사비를 약 3조2000억원으로 증액하는 것을 인정하겠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시공사업단은 공사를 다시 시작하려면 마감재 문제 해결과 공사비 인상 계약 무효 소송 취하 등을 조합이 선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2일 ▶도급제 변경 ▶마감재 고급화 ▶공사비 증액분 인정 후 재검증 등 방안을 통해 중재에 나섰지만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갈등은 잦아들지 않았다.
 

조합‧시공사업단, 갈등 최후는 '루즈-루즈게임'…정부 개입 필요

건설업계에서는 둔촌주공조합과 시공사업단 사이의 대립각을 좁히기 위해서는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합과 시공사업단 모두 피해를 입는루즈-루즈(lose-lose)게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이 1조7000억원이라는 막대한 공사비를 투입했기 때문에 새 시공사업단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시공사업단 역시 공사비를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판례를 보면 시공사는 전문적인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공사비 증액분을 충분히 돌려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분양가 심사를 통해 높은 분양가를 제한했기 때문에 일반분양이 미뤄지면서 조합이 시공사업단에 공사비를 납입하는 것을 지연시켰고, 결국 시공사업단의 공사 중단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중단 사태의 본질은 정부의 분양가 통제"라며 "2019년 12월 조합에서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분양가로 3.3㎡당 3700만원 이상을 요구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3.3㎡당 2978만원에 분양 보증이 가능하다고 못 박으면서 일반분양 적기를 놓친 것이 이번 사태의 단초"라고 분석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의 시행자인 조합에게 개발부담금 감면 등 세금을 완화해주고 조합은 시공사업자의 공사비 증액을 허용해주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며 "시공사 역시 하도급사에게 공사금액을 변경해주는 방식으로 정부가 나서야만 조합, 시공사 모두 피해를 줄이고 둔촌주공 아파트 일반분양을 기다리는 예비 청약자들에게도 이로울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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