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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 주가 붕괴에도 '네카오' 믿는 개미들

기대치 밑돈 실적 내놨음에도 개미는 네카오 순매수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데도 개인투자자는 이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사진 네이버]
 
국내 증시 대표 성장주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개미(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는 여전하다. 두 회사는 최근 2주(4월 20일~5월 4일) 동안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네이버는 삼성전자 다음으로 개인투자자가 많이 사들인 종목이었다. 순매수 규모가 5227억원이나 됐다. 개인투자자는 카카오를 두고는 221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했다. 네이버 주가는 9.62%(31만2000원→28만2000원) 하락했고, 카카오의 주가는 6.41%(9만5100원→8만9000원) 꺾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등락률이 -1.52%였다는 걸 고려하면 하락폭이 컸다는 얘기다.
 
두 회사의 주가는 올해 내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정권 교체로 플랫폼 규제가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에 잠깐 반등하기도 했지만, 대내외 악재의 힘이 더 셌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바다 건너 미국 빅테크가 줄줄이 저조한 실적을 발표한 영향을 받았다. 넷플릭스는 유료 가입자 수가 감소했고, 아마존은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시장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행보와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우려가 커진 데다 이들 기업의 성장 둔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성장주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 매출 1조8452억원, 영업이익 3018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1%, 4.5% 증가했으나 직전 분기와 견줘보면 4.3%, 14.1% 감소한 수치다. 실적 발표 직후 네이버 주가는 3거래일 연속 신저가로 추락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올해 1분기 1조65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4일 1분기 매출이 1조651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보다 31.3% 증가했지만, 4분기보다는 7.5%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1587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외형 성장을 이뤄내며 몸집 불리기엔 성공했지만, 수익성이 둔화했다. 주력 사업인 광고 매출이 계절적 비수기 여파로 다소 움츠러들었고,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이 급증한 탓도 컸다. 직전 분기와 견줘 악화한 실적을 낸 점도 주가를 출렁이게 만든 요인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를 누리던 지난 2년 동안 두 회사는 분기마다 직전 분기보다 개선된 실적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향후 두 회사의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매수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은 것이다. 최근 2주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977억원, 2548억원어치의 네이버 주식을 순매도했는데도 개인투자자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카카오 주식도 각각 694억원, 152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다만 개인투자자의 선택이 적중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언택트 비즈니스의 성장세가 예년만 못할 수도 있다는 게 문제다. 증권가는 4월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55만원이던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41만원으로 깎았다. 이 밖에도 교보증권(44만원→40만원), KB투자증권(47만원→42만원), 한화투자증권(50만원→45만원) 등이 이 회사의 주가 상승 폭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14만4000원이던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12만4000원으로 내렸고, 현대차증권도 카카오 목표주가를 14만원에서 13만원으로 다시 설정했다.  
 
증권가는 당분간은 실적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두 회사가 돌파구로 삼은 해외 신사업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해외 사업이 금세 실적을 내놓기 어렵기에 주가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 심리 개선도 더딜 수밖에 없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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