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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거래소들, 루나·UST 퇴출 움직임…국내도 거래 중지

국내 거래소 루나 상장폐지 검토
업비트 20일 12시 거래지원 종료
고팍스 16일 오후 3시부터 종료
“달러 연동 비정상적, 피해 우려”

 
 
암호화폐 루나(LUNA) 이미지. [중앙포토]
 
암호화폐 루나(LUNA)와 테라USD(UST)가 최근 99% 넘게 폭락하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잇달아 상장 폐지했다. 루나와 테라는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 랩스가 발행하는 암호화폐로, 테라USD는 코인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테라KRT는 원화에 연동되도록 각각 설계됐다.  
 
루나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에 모두 상장돼 있다. 최근 대폭락 사태로 인해 5대 거래소 모두 입출금을 잠정 중단했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는 루나 폭락 사태가 발생하자 “오는 20일 12시부터 루나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는 방침을 13일 오후에 발표했다. 업비트는 “거래 지원 종료 시 마켓에서 거래 지원 종료 전에 요청한 주문(매수·매도)은 일괄 취소된다”며 “거래지원 종료 종목으로 지정된 암호화폐는 입금할 수 없다”고 안내했다. 이어 “루나의 마켓 거래 지원이 종료돼도 거래 지원 종료일로부터 30일 즉, 다음달 19일까진 출금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업비트는 루나의 거래 지원을 종료하는 이유로 ▶달러 연동 과정의 비정상적 작동 ▶루나의 급격한 유통량과 시세 변동에 따른 투자자의 피해 야기 가능성 ▶지난 5월 11일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후에도 루나의 급격한 유통량 증가와 가격 변동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UST 연동 작업 등 유의미한 진척이 없는 점 ▶해외 거래소에서 루나 페어에 대한 거래 지원을 종료함에 따라 급격한 시세변동이 발생할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고팍스도 루나와 테라KRT에 대한 거래를 오는 16일 오후 3시에 종료한다고 13일 발표했다. 고팍스는 “가상자산의 급격한 유통량 증가와 시세 변동으로 인해 향후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정상적인 운영이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당사 상장 폐지 규정에 의거,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 지원을 잠재적으로 종료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입금도 불가능해지며, 원화로 바꾸거나 다른 거래소로 옮기는 출금도 다음 달 16일 오후 3시 이후부턴 지원하지 않는다. 고팍스는 현재 불안정한 네트워크 상태가 다음달 16일 전까지 복구되지 않으면 기간을 연장해 투자자들의 출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암호화폐 루나의 가격이 폭락하던 10일 상황. [사진 코인마켓캡]
 

루나, 통화량 증가 덫에 빠져 폭락으로 이어진 듯

전세계 주요 거래소들도 루나와 테라USD(UST)에 대해 상장 폐지와 거래 중단 조치에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OKX는 테라USD를 상장 폐지했으며 테라 생태계 코인(루나·앵커·미러 등)과 관련한 파상 상품도 퇴출했다.  
 
또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는 파생상품인 루나PERP를 상장 폐지했다. 크립토닷컴은 루나·앵커·미러 거래를 중지시켰다.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오는 27일부터 거래 정지 조치한다고 전했다.  
 
바이낸스도 테라폼 랩스가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폐쇄함에 따라 루나와 테라USD에 대한 현물 거래를 중단했다가 재개하기도 했다. 테라폼 랩스가 12일 블록체인 시스템을 재구성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두 차례나 폐쇄했고, 9시간 만에 재가동했기 때문이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루나와 테라USD에 대한 거래 중단 조치를 발표하면서 테라폼 랩스를 강력 비판했다. 자오창펑은 “테라폼 랩스가 루나와 테라USD 사태를 처리하는 방식에 크게 실망했다”며 “우리는 네트워크 복구, 루나 소각, 테라USD의 1달러 연동 복구 등을 요청했으나 어떤 긍정적인 반응도 얻자 못했다”고 비난했다.  
 
지난 13일 빗썸 고객센터의 암호화폐 시세 현황판에서 루나가 폭락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루나와 테라USD는 자매 관계인 스테이블 코인이다. 테라USD는 루나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알고리즘에 따라 루나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해 루나와 1달러 가치에 고정 교환되도록 작동한다. 반대로 얘기하면 테라USD의 변동성이 커지면 루나도 위험성이 커지는 구조다. 
 
테라폼 랩스는 테라USD 가치가 1달러 이하로 추락하는 디페깅(Depegging)이 계속되자 자체 암호화폐인 루나를 대량으로 찍어냈다. 루나로 테라USD를 사들여 유통량을 줄임으로써 테라 가격을 회복시키려 했다. 업계에선 엥커프로토콜(테라USD를 이용하는 탈중앙화금융 DeFi 서비스)에서 대규모 인출이 발생하면서 테라USD의 디페깅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테라폼 랩스의 기대와 달리 루나의 가치는 통화량 증가라는 덫에 빠지면서 폭락했으며 테라와 루나를 동반 투매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결국 루나의 가치는 대폭락했다. 이달 1일까지만해도 국내외에서 10만원대에 거래되던 가격은 9일 이후엔 99% 넘게 추락했다. 코인베이스 시세에 따르면 루나의 최근 가격은 0.0001달러, 테라USD 가격은 14센트 수준이다. 루나는 13일 오후 기준 국내에선 1원에 머무르고 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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