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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원자잿값 폭등에 시공 입찰 포기 속출

성남 신흥1·수진1구역, 부산 우동3구역 등 시공사 선정 유찰 줄이어

 
 
시멘트 트럭들이 건설 현장에 대기하고 있다. [셔터스톡]
 
지난해만해도 건설사들이 불꽃경쟁을 벌였던 정비사업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최근 원자잿값이 빠른 속도로 치솟으면서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에 시공사 입찰 참여를 포기해서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 신흥1구역, 수진1구역, 부산 우동3구역 등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유찰 사태를 맞고 있다.
 
이들 사업장은 모두 사업비가 1조원을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현장설명회에 다수 참여하면서 불꽃튀는 신경전을 보인 모습과 다르게 막상 시공사 선정 입찰에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만해도 대형 정비사업장을 수주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던 건설사들이 시공사 입찰에 발을 들이지 않은 것은 공사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사업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신흥1구역 재개발사업은 경기 성남 수정구 신흥동 일대에 아파트 4183가구를 조성하는 공공 참여형 재개발 프로젝트다. 수진1구역 재개발사업은 경기 성남 수정구 수진동 963번지 일대에 아파트 5259가구와 오피스텔 312가구를 짓는 공공 참여형 재개발 사업이다. 우동3구역은 부산 해운대구 우동 229번지 일대에 아파트 2918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재개발사업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철근과 골재 등 건설자재 가격이 50% 가까이 올라갔다. 시멘트 생산 원료인 유연탄은 지난 1분기 톤(t)당 260.6달러를 기록함.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9.4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191% 상승한 가격이다. 시멘트값 역시 지난해 5월 t당 7만5000원 정도였지만 이달에는 9만3000원으로 약 24% 가격이 뛰었다.
 
건설사 관계자는 "자잿값이 정부의 공사비 인상분 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게 치솟으면서 차라리 정비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게 낫다고 본다"며 "현재 상태로 건설사가 정비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100% 손해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적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 자잿값이 올라간 만큼 손실을 입으면서 시공권을 수주할 수는 없다"며 "정부가 기본형 건축비를 건설사들이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인상을 해주거나 공사비가 오른만큼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줘야 정비사업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3월 공동주택 기본형 건축비를 지난해 9월 대비 2.64% 인상했다. 하지만 이후 3개월 만에 주요 원자잿값이 15% 이상 급등하면서 건축비를 추가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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