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우려, 인플레 공포 여전…뉴욕증시 다시 하락
“경제 충격 예상보다 클 것” 전망
뉴욕증시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6.89포인트(0.5%) 하락한 3만2813.23으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0.92포인트 하락한 4101.2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86.93포인트 내린 1만1994.46으로 장을 마감했다.
물가 상승세가 여전하고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최근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이르러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반등했지만, 유가가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어 긴축 강도가 약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경기 둔화 신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이날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 북’에서 대다수 지역이 ‘약간 혹은 완만하게(slight or modest)’ 성장했으며, 4개 지역은 ‘보통(moderate)’의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담당 지역이 모두 12개인 점을 고려할 때 이전 베이지북에서 미국의 경제활동이 '보통의' 속도로 확장했다는 표현에서 경기 평가를 하향한 것이다. 특히 4개 지역은 직전보다 성장 속도가 둔화했다고 명시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의 긴축과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 등으로 경제에 앞으로 태풍이 몰아닥칠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준 당국자들의 매파적인 발언도 악재로 작용했다. 최근 9월에 금리 인상을 한 차례 쉬어가는 게 타당하다고 언급해 증시에 안도감을 줬던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자신의 발언이 시장을 떠받치기 위한 ‘연준 풋(fed put)’으로 해석되는 걸 경계했다. 연준 풋은 금융시장이 어려울 때마다 연준이 나서서 자산 가격을 떠받치는 현상을 말한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기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없는 위험에 처해 있는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연준 내 매파 위원으로 통화는 불러드 총재는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신뢰할만한 연준의 정책 없이는 고정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억제될 때까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 과정인 양적긴축(QT)을 시작했다. 매달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475억 달러씩 축소하고 이후 3개월간 매달 950억 달러까지 축소할 계획이다. 이는 만기도래하는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고 그대로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이라 저점 매수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 넬슨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왈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지난주 본 상승분의 대부분은 약세장에서의 반등”이라며 “나는 변동성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지만, 6~9월 사이 어느 시점에 시장이 바닥을 칠 좋은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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