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리는 리츠 ‘옥석 가리기’ 필요…오피스·주유소 유망
오피스·주유소 리츠 평균 수익률·배당률 5% 넘어
대출 만기가 늦고 임대료 전가 수월한 리츠 골라야
인플레이션 시대에 대안 투자처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무조건 수익이 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개별 리츠 종목에 대한 적정 가격, 성장성 등 상업용 부동산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임대료 상승과 배당 확대가 가능한 오피스와 주유소 리츠가 유망하다고 조언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전날까지 오피스와 주유소를 투자처로 둔 상장 리츠 평균 수익률은 5.27%다. 연초부터 코스피가 9% 이상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안정적인 투자처인 셈이다. 특히 지난 3월 28일 상장한 코람코더원리츠 수익률은 15.34%에 달한다. SK리츠도 12.37%로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였다.
배당률도 높은 편이다. 배당률이 가장 높은 리츠는 주유소를 168개를 기초자산으로 운용해서 수익을 내는 코람코에너지리츠로 9.73%다. 이어 제이알글로벌리츠(6.70%)와 코람코더원리츠(예상 6.2%), NH프라임리츠(4.94%) 순이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리츠 배당수익률은 5.2% 정도다.
오피스 리츠가 주목받는 이유는 금리 인상기에 타 투자처보다 물가 상승분을 적용해 임대료를 인상하기 용이해서다. 특히 서울 주요 오피스는 공실률 하락과 임대료 상승으로 2023년까지 자산 증대가 기대된다. 주유소 리츠는 전통적인 자산보다 오피스 빌딩, 주거 시설, 주차장 등으로 용도 변경이 수월하다. 주유소 부지 매각으로 특별 배당을 하거나 임대 수익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람코에너지리츠는 ‘현대 아산셀프주유소’를 ‘LG전자 베스트샵’으로 전환했다. 코람코에너지리츠는 169개의 주유소와 2개의 물류 센터를 보유했다. 지난해 6월부터 11월 진행된 주유소 매각 차익으로 시가배당율이 늘어났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람코에너지리츠는 지난해 27개 자산 매각 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 17개, 올해 2개의 자산을 매각하면서 향후 특별 배당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국 지가는 과거 3년(2019~2021년) 연평균 3.9% 올랐고 코람코에너지리츠의 주유소 지가는 같은 기간 연평균 7.2%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자비용 증가하면 배당수익률 떨어질 수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인 SK리츠는 주유소 116개, 오피스 1개(SK서린빌딩)을 자산으로 보유했다. 결산월은 3, 6, 9, 12월로 연간 4회 배당을 한다. 주유소 자산은 총 116개(수도권 56개, 지방 60개)로 SK에너지가 10년간 책임 임차하고 있다.
배세호 연구원은 “SK리츠는 SK그룹의 우량 부동산 편입으로 주당 배당금을 늘릴 수 있고 주유소 수도권 비중(48%)도 높아 주유소 개발 수익도 기대된다”면서 “금리 상승 압박에도 도심 권역인 SK서린빌딩은 2만평 이상이며 트리플 역세권(1,2,5호선)이라는 점에서 기대수익률이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이투자증권은 코람코에너지리츠 목표주가를 8200원, 투자 의견 ‘매수’와 SK리츠 목표주가 7200원, 투자 의견 ‘보유’를 각각 신규 제시했다. 8일 종가 기준으로 코람코에너지리츠 주가는 전날보다 0.15% 내린 6580원, SK리츠는 1% 오른 7060원으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대출 만기가 늦고 임대료 전가가 수월한 리츠를 골라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리 상승 환경에서 이자비용 증가가 예상되거나, 주가가 너무 오른 리츠는 향후 배당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금리 상승 속도가 빠르면 내년부터 상장 리츠의 자산 편입이 둔화될 수 있어 각자의 리파이낸싱(대환대출)이나 유상증자 역량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오는 2024년부터 SK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만기를 앞두고 있다. 2025년부터 코람코에너지리츠, 코람코더원리츠도 만기가 도래한다.
홍다원 기자 hong.da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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