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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승부수 띄운 두산, 후공정 글로벌 톱5 진입 가능할까

박정원 회장 “두산의 새로운 승부처이자 성장 축”
향후 5년간 그룹 투자 규모의 20%인 1조원 투입
두산테스나 성장 통해 글로벌 후공정 기업으로 도약
1240억원 투자해 장비 도입하고 신규 공장 건설 중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이 두산테스나 서안성 사업장에서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두산그룹]
두산그룹이 지난 4월 인수한 두산테스나를 통해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5’ 진입을 노리고 있다.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이번 투자를 새로운 승부처로 보고 기존 핵심 사업인 에너지, 기계 분야와 함께 또 하나의 성장 축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5년 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5”

신성장동력으로 반도체 사업을 낙점한 두산그룹은 지난 14일 향후 5년에 걸쳐 1조원을 반도체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서안성 두산테스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이종도 사장 등 경영진과 면담하고 사업 현황 및 중장기 전략을 논의한 결과다.  
 
박 회장은 이날 방진복을 입고 두산테스나의 주력 사업인 웨이퍼 테스트 라인을 꼼꼼히 살폈다. 그는 “두산테스나가 ‘국내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최고 파트너 기업’으로 자리 잡고, 나아가 ‘5년 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5’로 성장하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규모는 두산이 지난 5월 발표한 차세대 투자 계획 발표에 포함된 내용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두산그룹은 앞으로 5년간 소형모듈원전(SMR),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등 차세대 사업에 5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성장사업 투자금의 20%가 반도체 분야에 투입되는 것을 고려하면 두산그룹의 반도체 육성 의지를 잘 알 수 있다.  
 
두산테스나 서안성사업장. [사진 두산그룹]
두산테스나는 지난 4월 두산그룹이 4600억원에 인수한 반도체 테스트 기업이다. 시스템 반도체 생산의 후공정 가운데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2002년 설립됐다. 국내 웨이퍼 테스트 시장점유율 1위 자리로, 지난해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76억원, 540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6%, 76%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주요 고객사다.  
 
웨이퍼 테스트는 1000~1만 개의 반도체 칩이 새겨진 원형 웨이퍼를 가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납품받아 전기·온도·기능 시험을 진행하는 작업이다. 두산테스나의 주요 테스트 제품은 카메라이미지센서(CIS),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무선 통신칩(RF) 등이다. 두산테스나는 앞서 지난달 1240억원을 투자해 테스트 장비를 추가 도입키로 결정했다. 2024년 말 준공 목표로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선제적 투자 통해 글로벌 진출 꾀하는 전략  

두산그룹의 두산테스나 투자 확대 배경에는 반도체 후공정에 해당하는 패키징 및 테스트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패키징 및 테스트 시장 규모를 약 12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3.2% 증가한 수치다. 2021년(25.8%)에 이어 2년 연속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갈수록 고도화되는 스마트폰 성능에 자율주행차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후공정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이에 앞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연평균성장률(CAGR) 20% 수준의 고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시스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후공정 기업 중 글로벌 톱10 안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아직 없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후공정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테스트 장비, 첨단 패키징 등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추가 진출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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