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7%로 전망했다. 지난달 예상치인 4.5%보다 높아진 수준이다. 원자재 가격의 높은 오름세와 환율 상승세, 민간소비 증가세 등이 겹친 영향이다.  
 
한은은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자료를 통해 이런 소식을 전하며 “향후 물가 흐름은 국제유가 상승세 확대 등 최근 여건 변화를 고려할 때 지난 5월 전망 경로(연간 4.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물가 상승률이 물가 급등기였던 2008년의 4.7%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지난달 26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에서 4.5%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번 전망은 이보다 더 높은 것으로, 한은이 그만큼 물가 상방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는 ▶원자재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공급망 차질 심화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 회복세 ▶미국 달러화 강세 지속 등이 꼽힌다.  
 
한은은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크게 확대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이후 3%대를 나타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월 중 4%를 웃돈 데 이어 5월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를 상회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4%는 2008년 8월 5.6%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세계 경제가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내 봉쇄조치 등의 영향으로 회복 흐름이 둔화한 가운데 전쟁과 감염병 전개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등과 겹쳐 불확실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두바이유가 6월 1~17일 사이 평균 118.9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평균 72.8달러와 비교해 크게 올라 수입물가의 오름세를 부추기는 모습이다.  
 
국내 여건을 보면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수출은 호조를 지속했고 3월 중순 이후 방역조치 완화와 추경 등에 힘입어 소비가 빠르게 회복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최근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오름폭이 확대된 데 주로 기인했다고 밝혔다.  
 
올해 1∼5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4.3%를 기록했는데, 품목별 기여도를 보면 개인서비스(+1.37%포인트), 석유류(+1.15%포인트), 공업제품(+1.08%포인트) 순으로 높았다. 
 
한은은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가공식품·외식 물가 오름폭 확대로 5월(5.4%)보다 높아지고, 하반기에도 해외 공급 요인 영향이 이어져 상반기보다 오름폭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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