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멀티 브랜드 전략 시동…"올해 손익분기점 도달"
쉐보레→캐딜락→GMC로 이어지는 브랜드 다양화
2018년 경영정상화 약속 이행 노력 지속
렘펠 사장 "경영정상화 이끄는 것이 나의 임무"
한국GM이 GMC 브랜드를 국내 공식 론칭하며 멀티 브랜드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2018년 군산 사태(구조조정 및 군산공장 폐쇄) 이후 글로벌 본사로부터 배정을 받은 신차만으로 내수 시장에서 경쟁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기존 사업 모델에 새로운 시도를 더해 올해 손익분기점 도달에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국GM은 22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GM 브랜드 데이(GM Brand Day in the Gradient City)'를 열고 수출 확대와 GMC 브랜드 도입으로 확장되는 멀티 브랜드 전략을 바탕으로 한 GM 한국 사업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로베르토 렘펠(Roberto Rempel) 한국GM 사장은 "오늘은 GM이 국내 고객들에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선택지를 제공하는 날"이라며 "GM은 지난 한 세기 이상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주도해 왔으며, 현재 얼티엄과 얼티파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플랫폼 혁신 기업으로의 산업 전환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GM은 2018년 시작된 경영정상화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있으며,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내년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CUV를 통한 수출 확대, 쉐보레와 캐딜락 그리고 새롭게 도입되는 GMC 등 멀티 브랜드 전략의 확장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선택권 제공할 것
한국GM이 멀티 브랜드 전략을 꺼내든 것은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한국GM은 2018년 군산 사태 이후 글로벌 신차 2종(트레일블레이저, CUV)을 배정받았지만, 부평2공장 폐쇄 및 창원공장 리뉴얼 계획에 따라 말리부, 스파크, 트랙스 등을 연내 단종한다. 2019년 트레일블레이저에 이어 2023년 CUV 출시가 예정된 상태지만, 자체 생산 모델만으로 세단부터 대형 SUV로 이어지는 풀 라인업을 구축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한국GM의 글로벌 본사인 GM은 쉐보레, 뷰익, GMC, 캐딜락 등을 보유한 미국 1위 자동차 회사다. GM의 다양한 브랜드를 활용하면 한국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이날 국내 데뷔한 GMC는 브랜드의 시작을 알릴 첫 번째 모델로 시에라 드날리를 선택했다. 쉐보레의 대표 픽업트럭 콜로라도로 이미 한국 수입 픽업트럭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쉐보레 콜로라도는 2019년 말 국내 출시 후 지난해까지 9821대가 판매됐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1472대를 판매하며 누적 판매 대수 1만 대를 넘겼다. 수입 픽업트럭 최초로 누적 1만 대 판매 고지에 오른 것이다. 이 기간 쉐보레 콜로라도는 지프 글래디에이터, 포드 레인저 등과 경쟁하며 단 한 차례도 시장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GMC 시에라의 최상위 모델인 드날리는 연내 국내 출시 예정이며, 100% 온라인 판매로 진행된다. 한국GM은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서비스를 위해 차별화된 프리미엄 패키지도 준비 중이다.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도 한국 시장에서 다시 한 번 힘을 낸다. 캐딜락코리아는 XT4, XT5, XT6, 에스컬레이드로 이어지는 SUV 풀 라인업을 구축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7월 출시한 에스컬레이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초 에스컬레이드 롱바디 모델인 ESV까지 선보였다. 실제 한국 시장에서 에스컬레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캐딜락의 국내 판매 실적 중 에스컬레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9%, 올해(1~5월 기준) 77%에 달한다.
서영득 캐딜락코리아 대표는 "캐딜락은 GM 내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고급 시장을 공략하는 중요한 브랜드"라며 "한국 고객들의 기대를 알고 있으며, 이에 보답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GMC의 시에라 드날리가 공식 출시되면, GM은 한국 시장에서 엔트리 SUV부터 럭셔리 픽업 모델까지 총 15종의 제품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쌍용자동차(8종), 르노코리아자동차(4종)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
이날 한국GM은 올해 손익분기점 도달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지난해 트레일블레이저의 흥행에 힘입어 손익분기점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 세계적인 반도체 칩 부족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한국GM에 따르면 반도체 칩 부족 사태로 인한 생산 차질 규모는 6만9000대다. 공급 차질에도 트레일블레이저는 최근 누적 수출 31만 대를 달성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로베르토 렘펠 사장은 "도전적인 외부 사업 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는 올해 손익분기점 달성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2023년부터는 성장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한국GM을 경영정상화로 이끄는 것은 내가 가진 임무이자 사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GM은 미래에 대한 GM의 혁신적인 시각, 전동화와 자율주행차 전략,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뛰어난 엔지니어링 역량과 미래 기술에 대한 연구, 50만 대 규모의 생산과 멀티 브랜드 전략 등을 종합했을 때 매우 긍정적인 미래를 맞이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28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일부구간 '경고 파업' 철회
2‘하늘길도 꽁꽁’ 대설에 항공기 150편 결항
3‘이재명 아파트’도 재건축된다…1기 선도지구 발표
4코스피로 이사준비…에코프로비엠, 이전상장 예비심사 신청
5‘3000억원대 횡령’ 경남은행 중징계….“기존 고객 피해 없어”
6수능 2개 틀려도 서울대 의대 어려워…만점자 10명 안팎 예상
7중부내륙철도 충주-문경 구간 개통..."문경서 수도권까지 90분 걸려"
8경북 서남권에 초대형 복합레저형 관광단지 들어서
9LIG넥스원, 경북 구미에 최첨단 소나 시험시설 준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