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vs신한, 리딩 경쟁 “까보기 전엔 모른다”…상반기 실적 ‘장밋빛’
은행 계열사 효자 노릇 톡톡히…상반기 순익 약 9조원
당국 충당금 확대·이자장사 비판은 우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장밋빛’을 띌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상에 따라 그룹의 맏형 격인 은행 계열사가 이자이익을 늘리며, 전체 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매 분기마다 ‘리딩금융’ 지위를 놓고 격전하는 KB금융과 신한금융 간 경쟁은 결과를 예단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이 효자’ 상반기 4대금융 순익 9조원 ‘턱 밑’
각 사별 상반기 순이익을 살펴보면, KB금융이 2조74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전년보다 7.8% 오른 2조6507억원의 실적을 낼 예정이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 1조8620억원, 1조6518억원을 기록해 각 5.8%, 14.1%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금융그룹의 호실적 배경엔 최근 가파르게 오른 금리가 한 몫 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올해 2분기 동안에만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했다. 이는 그룹의 은행 계열사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개선됐다. 1분기 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은행의 NIM은 평균 0.05%포인트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 은행의 NIM 상승폭이 0.07%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월에도 은행 NIM이 양호한 추세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돼 현 추세라면 일부 은행의 경우는 2분기 NIM 상승 폭이 0.11%포인트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가계대출은 5월에도 역성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기업대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2분기에도 1.0~1.3% 내외의 대출성장률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높은 금리 무조건 호재 아냐”
최근 금융당국은 경기 악화 우려가 높아지자, 은행권에 대손충당금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부터 금융그룹은 충당금 추가 적립에 나설 예정이다.
게다가 은행의 높은 대출금리에 대한 대내외 비판 여론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은행들의 과도한 이익 추구를 비판하고, 대출금리 산정 시 취약층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대출 가산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NIM 상승세도 둔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의 2분기 실적은 1분기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초 양호한 NIM을 바탕으로 전망치 이상의 실적이 예상됐으나, 추가 충당금 적립이 이익의 확대를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딩금융’ 놓고…KB vs 신한 쟁탈전 주목
올해 1분기에는 KB금융이 순이익에서 527억원을 앞서며 리딩금융을 차지했다.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KB금융이 1조2871억원, 신한금융이 1조250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간 순이익 차이는 368억원으로 좁혀지며, 신한금융이 빠르게 따라붙는 모양새다.
특히 2분기 신한금융 실적에는 지난달 초 매각한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사옥 매각금 약 4600억원 가량이 일회성 이익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이를 감안하면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약 1조7000억원으로, KB금융의 순이익 추정치를 넘어서게 된다. 현재 시장의 추정치로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순이익 차이가 크지 않아, 각 사의 실적발표 이후 ‘리딩금융’을 차지할 회사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경우 감독당국의 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에도 불구하고 신한금투 사옥 매각익 덕분에 2분기 순익이 1조6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분기 NIM 개선 폭도 0.11%포인트에 달해 은행 중 NIM 상승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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