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떠는 빚투개미… 6월 반대매매 4000억원 넘을 수도
6월 1~22일 반대매매 일평균 212억원, 누적은 3000억원 달해
‘지수 하락→반대매매→추가 하락’ 악순환에 증시 반등 발목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국내 증시가 연일 바닥을 뚫고 하락하면서 반대매매 청산 물량이 대거 쏟아지고 있어서다. 6월 반대매매 누적규모는 이미 3000억원에 육박하고 있어 월말까지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22일까지 이뤄진 반대매매 물량은 일평균 212억원이다. 지난 15일(316억원)엔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고 16일(303억원)에도 올해 세 번째로 많은 반대매매가 이뤄졌다. 이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비중은 각각 13.1%, 10%에 육박했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증권사에게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후,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내에 변제하지 못할 경우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제도다. 증권사는 빠른 자금 회수를 위해 하한가로 물량을 매도한다. 주가가 급락하면 반대매매가 늘고, 하한가로 청산된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또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6월 1~22일까지 누적 반대매매 금액은 2968억원이다. 일간 반대매매 규모가 현재 추세를 유지한다면 6월말까지 누적금액은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연중 최고치인 1월(4123억원) 기록은 물론, 코로나19 하락장 이후 최고치인 지난해 8월(4823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코스피지수 2000선까지 밀릴 수도
특히 반대매매는 담보 부족 발생 2거래일 이후 이뤄지기 때문에 지수가 크게 밀렸다면 이틀 후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 지난 22일 코스피 지수가 24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날 개장 전 동시호가에서 309개 하한가 종목이 쏟아졌다. 23일에도 지수가 연저점을 경신한 만큼 오는 27일에도 하한가 종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용 반대매매 물량이 출회될 것이라는 점은 국내 증시 반등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며 “모든 신용 담보 부족 계좌에서 신용 반대매매 물량이 나온다고 볼 수 없지만,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역대급 반대 매매 폭탄으로 코스피 지수가 20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다올투자증권은 경기 침체와 정책 변수 등 변동성을 고려해 코스피 저점을 기존 2550에서 2200대 초중반으로 낮춰 잡았다.
반대매매 물량이 안정세를 찾으려면 신용거래융자 자금이 지금보다 크게 줄어야 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빚을 내서 주식을 산 금액으로, 빚투 규모 자체가 감소해야 반대매매도 잦아들 수밖에 없어서다. 한지영 연구원은 “반대매매에 대한 시장 경계감이 최고조에 달했다”며 “신용 반대매매 물량이 줄어들려면 현재 약 19조5000억원인 신용거래융자 자금이 코로나19 팬더믹 이전 3년 평균 수준인 9조5000억원까지 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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