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휘몰아친 증시…반도체·IT업종 시총 순위 ‘뚝’
[상반기 증시 결산] ① 힘빠진 증시에 시총 순위 출렁
네이버·카카오 후퇴, 카뱅 20위권 밀려…상위 10개 중 4개 순위 변동
코스닥 배터리 기업 약진, 현대·기아차 부진한 판매에도 주가는 선방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간의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압박, 경기 둔화 우려감까지 제기되면서 증시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어서다. 특히 실적보다 성장 기대감이 더 크게 반영된 IT기술주 등 성장주 중심으로 시총 순위가 후퇴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와 6월 30일 종가기준으로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우선주 제외)을 비교한 결과, 10개 가운데 4개 기업의 순위가 바뀌었다. 한때 시총 3위 자리를 두고 싸우던 네이버는 3위에서 5위로 밀려났고, 카카오는 5위에서 10위로 급락했다. 10위권에 안착했던 카카오뱅크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전통 강호’들도 시가총액은 크게 줄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반년 새 시총 129조원이 증발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시총 27조원이, 삼성SDI, LG화학 등은 각각 7조원 넘게 시총이 줄었다. 연초 시총 2위 자리를 차지했던 SK하이닉스는 1월 27일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시장에 상장하면서 3위 자리로 밀렸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삼성SDI, LG화학, 기아 등 6개 기업만 기존 순위를 유지했다.
카카오뱅크 새로운 수익원 발굴 쉽지 않아
시총 ‘톱(Top)10’ 가운데 가장 많이 순위가 떨어진 건 카카오뱅크다. 시총 순위가 10위에서 21위로 내려앉았다. 이 기간 시총은 28조819억원에서 14조4075억원으로 48.79%(13조6744억원) 줄며 반토막이 났다. 한때 금융주 시총 1위를 달리던 카카오뱅크지만 본업인 은행보다 높은 가치를 부여받던 플랫폼 기업의 이익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주가가 급락, 결국 ‘톱(Top)10’에서 탈락했다.
상반기 순위가 밀린 종목들은 IT 관련 기업이다. 이들 업종은 하반기에도 순위 상승은 어려워 보인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IT 기업과 같은 성장주는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앞으로 언제 반등할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1861만명의 고객 베이스를 통해 플랫폼 수익을 확대해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면서도 “은행으로 인가받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기존 은행들과 다른 새로운 수익원의 발굴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반기엔 지켰지만, 코스피 버팀목인 반도체도 하반기엔 순위를 지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대장주 삼성전자 상반기 시총이 129조원 급감한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는 4일 장중 5만57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장중 8만6300원까지 내려가며 신저가를 썼다.
증권가에서도 반도체 업종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테크팀장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투자 환경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고 비수기로 접어드는 4분기에는 3분기 대비 역성장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대로라면 하반기와 내년 실적 전망 하향과 함께 목표 주가도 모두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 하반기 이익 전망을 기존 대비 15.2%, SK하이닉스 이익 전망은 36.8% 하향 조정했다.
다행히 하반기 주가가 개선될 업종도 있다. 2차전지(배터리) 업종의 주가 전망은 양호한 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는 6월 30일 기준 56만1050원으로 3개월 전(53만2929원)보다 5.2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 목표 주가도 92만4118원에서 91만8889원으로 보합세(-0.57%)를 보였다. 전체 상장사 평균 변동률(-2.02%)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치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 자동차株 실적 개선
현재 코스닥에서 배터리 관련 기업들은 약진하고 있다. 올해 초 4위였던 2차전지 양극활물질 제조업체인 엘앤에프는 6월 30일 2위로 올라왔다. 시가총액 역시 7조2579억원에서 7조5442억원으로 증가했다. 축전지 제조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상반기 동안 진행된 유상증자와 무상증자 영향으로 유통주식 수가 조정을 받으며 시총 순위 2위에서 8위로 밀려났지만, 주가 변동 폭은 크지 않았다.
자동차 업종도 긍정적이다. 현대차(6위)와 기아(9위) 모두 상반기 동안 시총 순위를 유지했는데, 이는 타 업종 대비 주가 하락 폭이 크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올해 현대차는 매출 130조2075억원, 영업이익 8조285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71%, 24.0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도 매출 79조8605억원(14.31%), 영업이익 6조5660억원의 성장이 예상된다.
김진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는 중국산 부품 차질과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 국내 화물연대 파업 등 각종 악재로 2분기 판매는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웠다”면서 “하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의 영향으로 호실적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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