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실패했나요” 일류 CEO에게 성공 이유 물었더니 [이창용 프랜차이즈 실패학]
“직원 스스로 목표 세워 달성토록 유도”
“분기·월·주·일 별로 활동과 목표 구체화”
코로나 이후로 프랜차이즈업계 CEO모임들이 여러 곳에서 이루어진다. 담소도 나누고 지나온 2년을 되돌아 보며 스스로의 행적을 평가해 보고 코로나 이후에 대한 계획을 논의 하기도 하는데, 꼭 성취하려고 했으나 코로나 때문에 이루지 못한 일도 있겠고, 잘 하려고 노력했으나 결과가 신통치 않았던 일도 있을 것이다. 계획은 잘 세웠으나 실패한 일도 있고, 돌발적인 상황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좋은 기회를 놓친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한 모임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에 실패한 삼류 CEO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일류 CEO에게 물었다. “대표님의 회사는 코로나 기간에도 어쩜 그리 매장에 손님들이 북적이며 신규 직영점과 가맹점들이 많이 오픈하나요? 비결이라도 있습니까?"
일류 CEO가 대답했다. “직원들이 고객만족을 위해 열심히 업무를 하니까요.” 삼류 CEO가 놀라며 따지듯 말했다. “네? 제가 지도하는 직원들도 고객만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매장에 손님들이 북적이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하며 저도 돕고 회의 때 마다 소리도 쳐보고 빨리 실적을 올려보자고 밀어 붙여 보기도 합니다.”
일류 CEO가 다시 답변했다. “저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직원들에게 소리친 적이 한 번도 없지요. 빨리 실적을 내라고 말하지도 않습니다.” 삼류 CEO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다시 물었다. “그럼 어떻게 직원들이 실적을 올립니까?”
일류 CEO가 설명했다. “아, 그야 간단하지요. 저는 부서에 따라 매월 분기별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직원들과 식사하거나 때론 일일이 찾아가 이야기를 나눕니다. 직원들의 꿈과 야망과 내가 생각하는 직원들의 능력, 팀 목표, 그 직원이 가맹점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는 내 믿음에 대해 서로 생각을 나누지요. 그렇게 직원과 함께 시즌 동안에 도달해야 할 목표를 세우고 저는 목표에 좀 더 쉽게 도달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줍니다.”
삼류 CEO가 말했다. “저도 그렇게 하는데요.” 일류 CEO가 재차 물었다. “아 그렇습니까? 그럼 한번 예를 들어 주시죠?” 삼류 CEO는 “저도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목표를 달성 하기를 바랍니다”라며 구구절절 이야기를 풀었다.
이야기를 들은 일류 CEO는 조언했다. “무슨 말인지 알겠군요. 제 생각에는 목표를 좀 더 명확하게 설정해 주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저희 강남점 점장은 매장별 매출극대화 대회에서 지난해 같은 월 영업이익 보다 20% 더 달성 했습니다. 본사 담당 슈퍼바이저가 점장에게 목표 설정 방법을 교육하고, 도달해야 할 목표를 세우고 목표에 좀 더 쉽게 도달하는 방법을 조언해 주고 시즌이 시작할 때 그녀의 목표는 BY(Best Yesterday: 지난해 같은 월·주·일보다 높은 매출)를 깨는 것이었지요. 슈퍼바이저의 도움을 받아 직원 자신이 직접 세운 목표입니다. 소리 치지도 않았고 훈련을 강제로 시키지도 않았고 BY 달성률 1위라는 목표 때문에 그녀 스스로 본사 슈퍼바이저에게 조언을 구하고 매일 같이 조금씩 매출을 올렸을 뿐입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읽고 있는 여러분은 자기 회사라 생각하고 다음과 같은 사항을 자문해보자. ▶본사직원·점장·가맹점·판매원·아르바이트들이 저마다 특정 목표를 갖고 있는가 ▶그들이 주관에 따라 목표를 세우는가 ▶저마다 목표를 성취 할 수 있다고 믿는가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가 ▶이 같은 목표를 분기별 목표·월별목표·주간업무·일일활동으로 구체화하고 있는가 ▶그 목표들이 회사의 비전과 전략에 들어맞는가? (비전 예시: 고객 매우 만족, 우리들로 하여금 가맹점의 성공을 돕는 것, 경쟁업체를 이기자, 1차 BY 달성 2차 BEP 달성 등) ▶목표들이 자신의 개인적 야망과 들어맞는가?
위 질문에 모두 ‘예’라고 답할 수 있는가? 성공한 일류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3%정도를 제외하고 모두 예라고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삼류에서 일류로 가려면 이제부턴 답변 할 수 있어야 한다.
업무 실행에서 간과하는 것이 목표 설정이다. 목표 설정은 직원이나 리더에게 모두 힘든 일이다. 목표를 설정하려면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깊이 생각해야 하며 논의를 거쳐야 하고 협상을 해야 한다. 보통 매장별로 진척이 되고 있으나 본사 각 부서에서는 협상 단계에 있거나 진척되지 않은 경우들이 많다.
목표가 명확해지면 직원들에게 좀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할 수 있다. 그들은 주말 출근하지 않아도 목표 달성을 위해 달려 나갈 것이고 CEO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 살필 필요가 없다.
‘그 프로젝트를 제대로 했는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못한 이유를 살펴보자.’ 같은 슈퍼바이징과 코칭 피드백이 매월 1년 내내 이뤄져야 한다. 보통 웬만한 본사들도 열심히 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더 세부적’인 역량까진 안 된다는 게 아쉽다. 그토록 상세하게 검토하는 목적은 고객에게 ‘단순 만족’이 아닌 ‘매우 만족’을 주기 위해서이며 이는 우리가 일류가 될 수 있는 길이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다시 세우는 것으로 시작해 연간 목표로 세분화하고 본사 직원들과 저마다 개인별 연간 목표로 다시 세분화해 계획한다. 점주와 점장들에게는 각 매장을 담당하고, 슈퍼바이저 각자에게는 지역특성과 거리를 고려하여 10~30여개 매장을 담담하고 각 팀장은 총 매장을 컨트롤하면서 각 부서에서 협업이 될 수 있도록 업무 분담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이처럼 목표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절충하여 협의를 이끌어 낸 다음 보상·경질·벌칙 나아가서는 퇴사까지 한다는 사명까지 해야 한다.
벼랑 끝에선 상황을 만들고 열 손가락 중 어느 한 손가락도 집중하지 않으면 즉시 추락해 사망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내 몸 안에 있는 거인을 끄집어 낼 수 있다. 너무 강력한가? 아님 경쟁할 만한가? 이 상황에서 목표달성을 해볼 것인지 우리 모두의 답변이 필요하다. 그리고 상응하는 보상에 대해 구체적 답변도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힘든 상황에서 좋은 결정이든 나쁜 결정이든 이제는 해야한다. 제 아무리 똑똑한 CEO라도 100% 완벽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정을 하려면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신중에 신중을 기울이다 보면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직원들은 우왕좌왕하게된다. 결정하지 않는 것보다 좋지 않은 결정이라도 해야 한다. 그래야 개선할 여지가 있고 개선이라는 것은 끝도 없고 종점도 없고 한번 만에 이룰 수 도 없다.
일류 CEO든 삼류 CEO든 원하는 비전과 목표는 10년 20년이 지나도 자녀들이 예전 회사 간판을 가리키며 엄마 아빠가 저 회사의 초창기 멤버였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 필자는 23년 경력의 프랜차이즈 전문가다. 중앙대·연세대·평택대와 매일경제 등 학계와 언론계에서 CEO에게 프랜차이즈 창업·경영을 강의해 왔다. 현재 프랜차이즈ERP연구소와 프랜차이즈M&A거래소를 운영하면서 가맹 본사를 대상으로 ERP 구축, M&A 자문, 경영 컨설팅 등 프랜차이즈 사업 전반에 대한 맞춤형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창용 프랜차이즈ERP연구소 소장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양세형, 박나래랑 단둘이 마카오…"촬영 본분 잊어"
2 지하철 1∼8호선 오전 러시아워 운행 9시30분까지 30분 연장
3'솔로라서' 명세빈, 난자 냉동 언급? "이젠 나이가…"
410만 달러선 실패한 비트코인, 9만 달러선도 위협…하락세 지속
5뉴욕 유가,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에 하락 반전…WTI, 0.25%↓
6"중견기업, 트럼프 2기 무역장벽에 수출시장 다변화해야"
7삼성전자, ‘위기론’ 이후…들려온 ‘이 소식’ 구원투수 될까
8BTS 뷔·박효신 명동 뜬다...신세계스퀘어, K-컬처 명소 도약
9롯데지주, 밸류업 계획 공시…“주주환원율 35% 이상 지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