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시장 압도할 것"… SK온-포드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출범
각각 5조1000억 원씩 총 10조2000억원 투자
테네시주 1개·켄터키주 2개 배터리공장 건설
합작법인 초대 최고경영자 SK온 측 함창우
SK온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포드자동차의 전기차용 배터리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 SK)'가 세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14일 SK온에 따르면 합작법인 설립에 필요한 내·외부 검토를 양사가 최근 마무리, 블루오벌SK가 이달 13일자로 공식 출범했다.
지분은 양사가 5:5로 보유한다. 이사진은 양사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되며, 공동경영 정신에 따라 모든 이사회 안건은 만장일치로 의결한다. 합작법인은 당분간 SK온의 미국 생산시설이 있는 조지아주에 본사를 둔다. 향후에는 블루오벌시티로 본사를 옮길 예정이다. 포드가 테네시주 스탠튼에 조성 중인 블루오벌시티에는 블루오벌SK의 배터리공장, 포드의 전기차 조립공장, 부품소재 단지가 들어선다.
앞서 지난해 가을 양사는 향후 각각 5조1000억원씩 총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배터리공장을 테네시주에 1개, 켄터키주에 2개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테네시공장은 1554만㎡(470만평) 부지에 포드의 전기차 생산공장과 함께 건립된다. 켄터키공장 부지면적은 총 628만㎡(190만평)다. 3개 공장 완공 시 연간 배터리 셀 생산능력은 총 129GWh가 된다.
초대 최고경영자(CEO)는 SK온 측 함창우(David Hahm) 대표가, 최고재무경영자(CFO)는 포드 측 지엠 크래니(Jiem Cranney)가 맡는다. 약 3년 후에는 양사가 해당 직책을 교차해 맡는다. 함 대표는 법률 및 금융 전문가로 메이어 브라운, 구겐하임 파트너스, 골드만 삭스 등을 거쳐 2009년 SK이노베이션 법무실에 합류했다. 기획, 경영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맡았으며, 2016년부터는 투자·인수합병 등을 담당해왔다. 이번 포드와의 합작법인 설립 업무도 총괄했다.
양사는 블루오벌SK의 성공적 출범을 위해 그동안 수차례 합동 워크숍을 가지며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의견을 조율해왔다. 성공적인 법인 설립과 운영 최적화를 위해 제조, 구매, IT, 법무, 재무, 인사 등 핵심 영역에서 수차례 협의를 거쳐 향후 운영 계획을 수립했다. 양사는 지난 3월 튀르키예(터키) 기업 코치 홀딩스(Koc Holdings)와 함께 튀르키예에서 30~45GWh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시장뿐 아니라 유럽 시장에서도 양사가 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포드가 올 봄에 출시한 대형 픽업 트럭 전기차 'F-150 라이트닝'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배터리 공급사인 SK온 실적도 비례적으로 상승 중이다. 포드는 2030년까지 북미에서 140GWh, 전 세계에서 240GWh에 달하는 배터리가 필요하다. 이 중 상당 물량이 SK온 자체 공장과 블루오벌SK를 통해 공급된다.
SK온은 합작법인과 더불어 자체적 투자를 통해서도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미국, 헝가리, 중국 등에서 꾸준한 투자를 통해 2017년 1.6GWh에 불과했던 생산능력을 올해 말 기준 77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는 500GWh 이상으로 늘려갈 예정이다. 시장 점유율 역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2019년 9위였던 시장 점유율 순위는 올해 상반기 5위까지 치솟은 상태다.
SK온이 해외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영위하면서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국내 소재, 장비 협력업체들에게도 수혜가 발생하는 낙수 효과가 커지고 있다. 실제 SK온은 조지아주에 자체 배터리공장을 건설하면서 장비 협력업체 중 96%를 한국기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 소재를 아우르는 전체 구매액 중 약 60%를 한국기업으로부터 사들였다. 최근에는 포스코홀딩스와 광물부터 양극재, 음극재 등 배터리 핵심 소재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협력을 이어 나가기로 합의했다.
함창우 대표는 "하이니켈 등 배터리 분야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SK온과 미국 국민차로 불리는 포드가 손을 잡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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