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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 대안’이라더니…금리 오르자 체면 구긴 리츠株

7월 상장된 20개 중 16개 리츠 52주 신저가 기록
유상증자 계획도 차질 불가피, 미래에셋 증자 철회

 
 
금리 인상기에 이자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주요 상장 리츠들 주가가 하락세다. [게티이미지]
‘하락장 속 피난처’로 주목받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불어난 이자 비용에 리츠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불과 3개월 전 연중 최고점을 찍던 주요 상장 리츠들은 7월 들어 줄줄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기준으로 국내 상장 리츠 10개 종목을 담은 ‘KRX 리츠 TOP 10지수’는 전일 대비 8.19포인트(0.83%) 내린 977.98로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 4월 26일 1249.96으로 연중 최고점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21.76%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10.55%)의 2배가 넘는다.  
 
종목별로 보면 ESR켄달스퀘어리츠는 7월 들어 9.91% 하락했다. 디앤디플랫폼리츠(-9.86%), SK리츠(-7.85%), 제이알글로벌리츠(-5.95%), 롯데리츠(-5.25%), 이리츠코크렙(-5.18%), 미래에셋글로벌리츠(-3.38%) 등도 모두 떨어졌다. 7월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20개 리츠 중 16개 리츠가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여기에서 나오는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공모 리츠는 특히 누구나 커피 한 잔 가격(5000원대)으로 수천억원에 이르는 업무용 빌딩이나 호텔·백화점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리츠의 평균 배당률은 7.7%로, 안정적이고 꾸준한 배당 수익이 장점으로 꼽힌다. 때문에 상반기 증시 하락장에 리츠주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상장 리츠에 돈이 몰렸다. 
 

금리인상으로 투자자 배당여력 줄어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국내외 기준금리가 오르면서다. 리츠는 부동산 자산을 편입할 때 투자자의 투자금뿐 아니라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데 금리가 오르면 덩달아 이자 비용도 늘어난다. 결국 이자 비용이 커질수록 주주가 받을 수 있는 배당금액도 줄게 되기 때문에 리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16일 미국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미국 리츠 지수도 급락하고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리츠는 자산 편입을 위해 레버리지를 활용하기에 금리 인상은 이자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배당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츠 시장이 얼어붙으며 자금 조달에도 비상이 걸렸다. 리츠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신규 자산을 편입하거나, 기존 부채를 상환해 이자 비용을 낮출 수 있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하거나 변경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46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지난 11일 철회했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측은 “최근 주식시장 급락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미국, 서유럽 소재 부동산에 투자하는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11곳의 신규 자산을 추가 편입할 예정이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도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 계획을 수정했다. 당초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당 5400원에 총 1716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지만, 모집가를 20% 낮춘 4335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총 조달금액도 1377억원으로 줄였다. 
 
박세라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계획한 리츠 위주로 주가가 부진했는데 주식수 증가로 배당금이 감소하고, 해외부동산 자산으로 구성된 리츠의 경우에는 유로 약세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허지은 기자 hur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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