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목숨 걸고”…삼성전자, 美 ‘260조원 투자계획’ 영향 끼쳤나
"20년간 텍사스 11곳에 신공장"
지난해 테일러시 20조 투자 계획 발표
바이든 美 대통령의 방한, 삼성전자 방문 이유 있었나
삼성전자가 향후 20년에 걸쳐 미국에 약 2000억 달러(260조원)을 투입하는 투자 계획을 내놨다. 텍사스주에 반도체 생산라인 11개를 신설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지난 5월 삼성그룹이 국내외 450조원 투자계획을 밝힌 이후 이재용 부회장의 “목숨 걸고 (투자) 하는 것”이라고 했던 언급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 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일 텍사스주 감사관실에 이런 내용이 담긴 세제혜택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에 생산라인 2개, 테일러에 9개의 생산라인을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투자 규모는 1921억 달러(약 252조6000억원)에 달한다. 테일러 공장에 1670억 달러(약 220조4000억원)를 투자해 생산라인 9개를 만들고, 오스틴에는 245억 달러(약 32조2000억원)를 투입해 생산라인 2개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신청서에 이를 통해 1만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생산라인은 오는 2034년쯤 완공될 예정이다. 나머지는 향후 10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완공될 전망이지만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런 내용은 텍사스주 공공회계관리국이 웹사이트를 통해 삼성전자가 제출한 ‘챕터 313’ 신청 안건이 테일러 독립교육구 ISD와 기존 오스틴 공장이 있는 매너 ISD에서 각각 승인됐다고 밝히면서 알려졌다.
챕터 313은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대해 주 정부가 10년 동안 재산세를 감면해주는 세제 혜택 프로그램이다. 올해 소멸하는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삼성이 움직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재용의 “목숨 걸고”…미국 투자도 포함됐나
지난 5월 이 부회장은 중소기업인 대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450조원 투자 의미’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숫자는 모르겠다”며 “앞만 보고 가겠다”고 했다. 당시 삼성그룹은 향후 5년간 국내에만 360조원을 투자하는 등 총 45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역점을 둔 분야는 반도체였다.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투자를 늘려 ‘초격차 전략’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팹리스(설계)는 ▶고성능 저전력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5G·6G 통신모뎀 등 초고속통신 반도체 ▶고화질 이미지센서 분야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파운드리(위탁생산)도 차세대 생산기술을 개발·적용해 미래 시장을 개척해 나갈 예정이다. 이 밖에 바이오, AI, 6G 등에 대한 투자도 예고했다.
일각에서는 이 계획에 미국 투자도 어느 정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밑그림도 없이 나올 리 없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 그는 지난해 11월 미국 출장에서 돌아오면서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며 위기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투자 계획은 미국 ‘반도체 지원법’ 통과를 후방 지원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글로벌 기업의 투자가 가시화하면 미국이 자국에 대한 투자를 확고히 하기 위해 지원법 통과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반도체 산업에 보조금과 인센티브 520억 달러(약 68조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 지원법을 추진하고 있다.
“Thank you, Samsung”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 주지사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주지사 관저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텍사스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칠 ‘역사적 발표’”라며 “고맙다(Thank you, Samsung)”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5월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가장 먼저 찾기도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기로 지난해 5월에 약속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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