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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접고 당일배송”…마트가 '1시간' 배송으로 갈아탄 까닭

[날개단 ‘배송전쟁’ 2막]② 마트 ‘당일배송’ 승부수
이마트, 논현동 물류센터 중심으로 시범사업 운영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바로배송 서비스 확장 목표
새벽 인건비 줄이고 물류센터 투자 비용 아껴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부터 ‘익스프레스 1시간 즉시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홈플러스]
#. “신선한 걸로 빨리 빨리” 가수 로제가 케이크를 만들다가 자신도 모르게 다 먹어버린 샤인머스캣을 발견하고, 한 대형마트 온라인몰 애플리케이션을 켠다. 즉시배송 카테고리에 있는 새 샤인머스캣을 주문하고,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상품이 도착해 다시금 케이크 만들기를 완성한다.  
 
홈플러스는 주문 즉시 1시간 안에 배송하는 '즉시배송'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알리는 TV광고를 시작했다. GS리테일 역시 7월 31일부로 새벽배송을 중단하고, 당일배송 서비스 확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간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다음날 바로 배송되는 로켓배송, 새벽배송 시장이 커져왔다면, 이제는 주문 즉시 바로 1~2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시장으로 다시금 몰리고 있다. 이 흐름은 국내 대형 전통 유통기업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른바 ‘2차 배송전쟁’ 모습이다.  
 

“바로배송 키운다”…마트·SSM ‘배송전쟁’ 

새벽배송의 강자로 여겨지는 SSG닷컴 배송을 이용하는 신세계그룹의 대형마트 이마트 역시 올해부터 당일배송 흐름에 동참한다. 지난 4월 이마트는 서울 논현동에 물류센터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를 오픈하고 물류센터 2~3km 이내 지역 소비자에게 상품을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근거리배송 시범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이용 가능한 소비자는 앱 ‘쓱고우’를 통해 상품을 주문하고, 바로 즉시 이마트 보유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다. 배달 최소 주문 금액은 2만원이고, 기본 배달비는 3000원이다.
 
지난 2020년부터 바로배송 서비스를 운영해온 롯데마트는 지난 4월 새벽배송 운영을 중단하는 대신 2시간 이내 배송하는 서비스를 더욱 확장할 계획을 밝혔다. 롯데마트는 바로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점포를 첫해 9개로 시작해 최근 30개까지 늘린데 이어, 최종적으로 5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마트 바로배송은 주문 금액 4만원 이상이면 배달비가 무료이고, 미만일 때는 배송비 3000원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부터 ‘익스프레스 1시간 즉시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오후 10시 이전에 주문하면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서비스로 배달 최소 주문 금액은 2만원이고, 기본 배달비는 3000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마트가 진행하는 당일배송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좋다. 롯데마트는 증가하는 소비자 수요에 서비스 점포를 확장하기로 결정했고, 홈플러스는 당일배송 수요를 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즉시배송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 동기 대비 980%, 11배가량 급증했음을 알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즉시배송은 3월 한 달에만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770%가 상승할 만큼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전국 각지 홈플러스 마트의 물류기지 역할을 대폭 강화해 2024년까지 하루 배송 건수 16만건 이상을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앱 ‘스피드e장보기’를 운영하면서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신속 배송서비스를 진행한다. [사진 이마트에브리데이]
당일배송 반응이 좋자, 마트보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덩달아 같은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마트의 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앱 ‘스피드e장보기’를 운영하면서 점포 2km 이내 소비자에게 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신속 배송서비스를 진행한다. 롯데쇼핑의 SSM 롯데슈퍼는 롯데마트 배송보다 더 빠른 ‘1시간 바로배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새벽 인건비, 물류센터 투자 비용 아끼는 당일배송

국내 굵직한 유통기업이 펼치는 당일배송 서비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마트와 SSM에서 운영하는 바로배송 서비스는 대형 물류센터에서 직접 배송하는 체제도 있지만, 대부분이 전국 곳곳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변 소비자에게 바로 배송하는 ‘세포조직형’ 배송 체제로 기업 입장에서도 확장성에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세포조직형 배송 체제는 큰 비용을 투자해, 대형 물류센터를 따로 지을 필요도 없을뿐더러 전국 곳곳에 위치한 점포를 중심으로 근거리 배송만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여러 가구에 효율적으로 배송할 수 있다.
 
신선식품을 신속하게 배송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온라인 쇼핑몰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무리 빠르게 다음날 새벽에 배송한다고 해도, 요리하기 직전에 바로 주문해서 신선식품을 1시간 안에 받는 것만큼 빠른 순 없기 때문이다.  
 
또 당일배송은 새벽배송보다 인건비가 훨씬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새벽배송 인건비는 밤샘 작업을 진행해야 하므로 일반 낮 인건비보다 적게는 1.5배, 많게는 2배가량 더 비싸다. 새벽에 움직이는 배송차량 운영비 역시 낮보다 비싸다. 이 같은 이유로 롯데마트, GS프레시지 등에서 잇달아 새벽배송 중단을 선언하고 당일배송 확대 방안을 내놓고 있다.  
 
서비스가 확장하면서 국내 대형 유통기업의 오프라인 매장 중심 당일배송 서비스 형태 역시 진화하고 있다. 과거 마트는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소비자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점포에서 장본 상품을 배달해주는 배송 서비스를 운영했다면, 현재 마트 배송서비스는 온라인몰, 앱과 모두 연동돼있다. 소비자는 장을 보러 마트에 직접 나오지 않고, 마트와 연계된 온라인몰에서 상품을 주문하고 빠른 시간으로 상품을 받는 형태다.      
 
김대종 세종대(경영학) 교수는 “온라인과 결합한 오프라인 점포 배송 서비스는 오프라인 매장 상품을 신뢰하는 중장년 세대와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요즘 젊은 세대 모두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며 “현재 유럽에서는 오프라인 점포의 15분 내 배송 서비스가 인기인 것처럼 국내도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의 빠른 배달 서비스가 확대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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