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탈출에 힘겨운 은행株…하반기도 악재 해소 어렵다
4대 금융지주, 5월 말 이후 20% 급락
최대 실적 예고에도 외국인 매도 발생
“하반기부터 대손비용 증가 등 부정적 요인 많아”
은행주가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약세를 벗어날지 관심을 받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두 달 사이 20%가량 폭락했다. 은행주가 대표적 금리 인상 수혜주로 여겨지지만, 금리 인상이 대출자의 이자 부담과 당국 간섭으로 이어진 영향이다. 하반기에도 이런 악재가 여전할 것으로 보여 주가 반등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8% 떨어질 때 은행주는 20% 추락
같은 기간 코스피는 2685.90에서 2451.50으로 8.72% 떨어져 4대 금융의 주가 하락이 시장 평균과 비교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에 4대 금융이 상반기에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 확대에 대한 당국의 간섭, 가계대출 감소 등이 악재가 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조96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증가했다. 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시장에서는 기존에 4대 금융의 순이익을 9조원대로 예상했는데, 실제 실적도 이 기대치에 부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5월 31일부터 7월 29일까지 외국인은 우리금융을 제외하고 다른 금융지주를 모두 팔아치웠다.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총 241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외국인은 우리금융을 같은 기간에 2612억원 순매수했다. 다른 금융지주들의 외국인 지분율이 70~8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 우리금융은 39.95%에 불과하고, 향후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합병할 이슈가 남아 있어 주가 하락에 따른 외국인의 저가 매수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악재, 하반기에 커질 수 있다
아울러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 영향에 가계대출이 쉽게 증가하지 않는 상황과, 기업들의 영업 환경도 나빠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이 호재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에 전달 대비 2000억원 감소한 이후 ▶올해 1월 5000억원 감소 ▶2월 2000억원 감소 ▶3월 1조원 감소 등 4개월 연속 뒷걸음쳤다. 4월엔 1조2000억원 증가한 뒤 5월엔 4000억원, 6월엔 3000억원 증가해 석 달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3개 이상의 금융사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는 총 451만명, 채무액은 598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말보다 각각 34만4000명(8.3%), 108조8000억원(22.1%) 증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일시적 한계기업이 지난해 말 전체 1만7827개 기업 중 34.1%에 달한다고 밝혔다. 올해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 한계기업 숫자는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당국 주도로 진행되는 소상공인과 청년층 등에 대한 채무 및 이자 경감 제도도 은행의 부담이다. 당국이 은행들의 고통분담 동참을 요구하면서 최근 은행마다 채무 조정 혜택과 금리 상한제 등의 조치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미국발 금리 인상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개도국의 금융안정 위험을 높이고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 볼 때 단기적으로는 순이자마진 개선으로 이익이 개선되는 방향으로 작용했지만, 하반기부터는 대손비용 증가, 부동산 PF 손실 확대 등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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