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바뀐 국책은행 온도차…‘내부신임’ 수은 vs ‘뒤숭숭’ 산은
내부 출신 수은 행장, 빠르게 조직 재정비
산은, 본점 이전 두고 노조와 대치 지속
새 정부 출범 이후 수장이 바뀐 국책은행별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내부 출신 행장이 취임해 현안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산업은행은 ‘본점 부산이전’을 두고 노사 갈등이 지속되는 중이다.
내부 출신 윤희성…내부 결속·본연 역할 강화
그는 취임 이후 첫 행보로 ‘비상경제 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면서 최근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복합적인 경제위기 타개에 나섰다. 이를 통해 글로벌공급망 대응 프로그램 지원 규모를 기존 15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렸고, 올해 말까지 200억달러 규모의 외화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7일 방문규 전 수출입은행장이 국무조정실장으로 이동하면서 약 한 달 간의 행장 공백기를 맞았다. 이로 인해 통상 7월 중순에 시행되는 수은의 하반기 인사 또한 미뤄졌다. 윤 행장은 취임 이후 하반기 인사도 빠르게 진행했다. 내부 출신으로 조직에 대해 이미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빠른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하반기 인사에서 윤 행장은 신임 리스크관리본부장에 강정수 수은 자원금융부장을 선임하는 등의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수은은 하반기 인사를 통해 조직을 안정화 한 뒤, 복합 경제위기에 대응해 기업들에게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펼칠 방침이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이르면 이달 내 싱가포르 법인 ‘KEXIM 글로벌(Singapore) Ltd.’ 개소도 앞두고 있다. 통상 법인 출범식엔 행장이 직접 참석하는 만큼, 윤 행장이 취임 후 첫 출장길에 오를 것으로도 전망된다. 수출입은행은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국내 기업의 해외사업·투자·수주 현장을 밀착 지원한다. 인수합병(M&A)은 물론 투자개발형 사업 등에 대한 맞춤형 금융을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정책금융 및 국제금융에 관한 전문성을 두루 갖춘 윤 행장이 수출입, 해외투자 등 대외경제협력에 필요한 금융제공에 적극 나서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의 국책은행으로써 역할 수행과는 별개로, 최근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한 윤 행장의 입장 표명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 또한 본점 지방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윤 행장이 내부 출신으로 사정을 잘 아는 만큼, 본점 지방 이전과 관련해 직원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을 지 관건이다.
‘본점 이전’ 갈등 여전…강석훈, 구조조정 묘수도 내놔야
강 회장이 임명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본점 부산 이전’을 두고 아직 내부 동요가 크다. 취임 당시 강 회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직원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현재 소통위원회조차 꾸려지지 않은 상태다.
조윤승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이 위원회를 신뢰하지 않아 위원회를 통한 소통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오늘로 63일째 본점 이전 반대 등에 대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강 회장의 입장 또한 강경하다. 강 회장은 지난달 28일 국회 업무보고에서 “(부산 이전을) 가능한 빨리 시행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현안도 산적해 있어 강 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강 회장은 취임 직후 ‘비상경제대응체제’를 구축하며 팔을 걷어붙였다. 자금조달 및 자금공급 상황과 기업 경영 정상화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은행 손익 및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대우조선과 아시아나항공 매각, 쌍용차 매각 후속조치 등에 대한 묘책은 아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장이 바뀌면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해지기 마련이지만, 산업은행은 본점 이전 이슈로 특히나 복잡한 것으로 안다”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국책은행의 예산 등에 영향을 끼치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도 나오면서 내부 분위기는 더욱 복잡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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