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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익에 ‘먹구름’…하반기 이자비용 폭발하나

금융위, 9월부터 최저 3.7% 고정금리 주담대 전환 실시
5대 은행 가계대출 매달 감소…2분기 이자비용도 급증
높은 금리 주는 정기예금 7월에만 31.7조↑ ‘역대 최대’

 
 
시중은행 앞에 붙은 대출 상품 홍보 현수막의 모습. [연합뉴스]
앞으로 은행의 이익 창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이 금리 상승의 최대 수혜 업종이지만, 최근 가파른 금리 상승 탓에 가계대출이 오히려 줄고 있고, 당국의 취약차주 지원책에 따라 부담을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어 이자비용까지 크게 증가하고 있다.
 

23~35만명 변동금리 주담대, 최저 3.7% 고정금리로 전환 예정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를 맞았지만, 은행권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다. 가장 먼저 취약차주의 금리 부담을 낮추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이자이익 증가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9월 15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소 연 3.7%까지 낮춘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받는다고 전했다. 안심전환대출이란 1·2금융권에서 받은 혼합형을 포함한 변동금리 주담대를 주택금융공사의 장기 및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제도다.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안에 따르면 지원 대상자는 부부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인 1주택자이면서 주택 가격은 4억원 이하여야 한다. 금리 수준은 10~30년 만기에 따라 연 3.8~4.0%로 결정됐고, 특히 연소득 6000만원 이하면서 만 39세 이하 청년은 이보다 낮은 연 3.70~3.90%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정부는 총 25조원 규모로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할 예정으로, 23만명에서 최대 35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한다. 
 
[자료 금융위원회]
업계에서는 고정금리가 연 4% 초중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결정된 적용 금리는 이보다 훨씬 낮아진 상황이다. 지난 8일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20~5.959%으로, 안심전환대출 대상자들은 시장에서 형성된 금리보다 더 싼 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
 
여기에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대환 프로그램은 다음 달 말부터 시행된다. 5월 31일 이전에 은행과 2금융권에서 빌린 사업자대출의 금리가 신청 시점에 연 7%가 넘으면 0.5%포인트가 낮은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이 정책 규모로 8조5000억원이 책정됐다.
 

은행 이자비용 급증…하반기 더 심해질 예정

은행들은 정부와 함께 코로나 금융지원에 나서면서 앞으로는 금리 수혜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멈추고 역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의 정책대로 이자를 낮춘 주담대가 많아지게 되면 이자 손실은 은행이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7월에 3000억원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총 2000억원 줄어든 상황이다. 특히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월에 2조2155만원 감소하며 7개월 연속 줄었다.  
 
아울러 은행의 이자비용은 하반기에 크게 증가할 예정이다. 이자가 거의 없는 은행 수시입출식예금이 7월 들어 53조3000억원 감소하며 한은의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로 줄었다. 반면 최근 기본 3%가 넘는 이자를 지급하는 정기예금은 한 달 만에 31조7000억원 증가해 앞으로 은행이 지급해야 할 이자비용도 급증할 전망이다.   
 
여의도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상담 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반기 금융지주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이자비용은 상반기에 이미 크게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KB금융지주의 상반기 이자비용은 총 3조563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5% 증가했고, 신한금융지주는 31.1% 늘어난 3조6054억원을 기록했다. 두 지주사의 이자수익 증가율은 같은 기간에 각각 23.1% 22.6% 증가해 이자비용 증가율보다 낮았다.  
 
이는 예·적금 증가와 함께 지급 이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근 주식과 부동상 시장이 침체되면서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은행의 수신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데 여기에다 금리까지 높아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시중은행은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감소하거나 순이익 증가율이 떨어졌다. 국민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분기 대비 23.4% 감소했고 신한은행도 5.0% 줄었다. 하나은행은 5.9%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인 17.7%보다 한참 떨어졌다. 우리은행의 같은 기간 16.9%에서 16.8%로 다소 낮아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금융지원정책이 과감한 만큼 은행의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며 “서민들의 고통 분담이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y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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