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 앞두고 감기약 가격 '쑥'…원가 인상 부담↑
동아제약·광동제약 감기 관련 의약품 가격 인상
원료비·인건비·물류비 등 원가 상승 부담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이 감기약을 비롯한 일반의약품(OTC) 가격을 올리고 있다. 물가 상승 여파로 원료비와 인건비, 물류비 등 원가 비중이 올라 약값을 인상했다는 설명이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오는 10월부터 마시는 감기약 판피린의 약국 공급가를 12.5% 인상할 예정이다. 대원제약도 감기약 콜대원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콜대원은 짜 먹는 스틱형 감기약으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주 찾는다. 올 초 코로나19가 유행하자 약국에서는 판피린과 콜대원 등이 동나는 상황도 잇따랐다. 광동제약은 자양강장제 쌍화탕의 가격을 최근 12%가량 올렸다. 쌍화탕은 감기약이 아니지만 고열과 몸살 등 감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다.
국내 제약사가 올해 가을과 겨울 독감철을 앞두고 감기약과 관련 의약품 가격을 올린 건 물가 인상과 경기 침체 등 국제 경기가 악화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은 원료의약품의 자급률이 낮아 원료비가 오르거나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의약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2020년 기준 20%를 밑돈다. 일부 제약사는 비타민과 파스, 자양강장제 등 가격을 올리면서 비용 부담을 줄이고 있다. 기관과 가격을 협상해야 하는 전문의약품(ETC)과 달리 일반의약품은 제약사가 공급가격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동제약은 올해 비타민 제품 아로나민 시리즈 중 아로나민씨플러스의 약국 공급가를 10%가량 올렸다. GC녹십자는 근육통을 완화하는 파스 제품 제놀쿨의 가격을 10% 올렸고, 일양약품도 자양강장제 원비디의 가격을 12% 인상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는 만큼 제약사의 원가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료의약품은 주로 중국과 인도에서 수입하는데, 의약품을 거래할 때 달러를 사용해서 환율의 영향을 받는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은 연초 대비 9.71% 오른 1309.40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당장 1300원대 밑으로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진다면 달러 선호 심리가 커져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320원대로 급등한 후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요 국가에서 발표될 경기 지표를 앞두고 앞으로의 경기 방향을 탐색하며 환율이 변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국내 제약사는 올해 상반기 감기약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코로나19 확진자 대응이 자가치료 형태로 전환되면서 해열제와 진통제, 기침가래약(진해거담제) 등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동아제약의 판피린은 지난 2분기 매출 127억원을 올렸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6% 증가한 수치다. 유한양행의 진해거담제 코푸시럽과 코푸정은 올해 2분기 7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4.2% 성장했다. 삼일제약은 어린이 해열제 부루펜시럽을 올해 상반기 39억원가량 팔았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비뿐만 아니라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어 주력 제품 위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고 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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