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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센트와 손잡은 삼성화재, ‘12억 위챗 사용자’ 품에 안을까

中당국, 삼성화재-텐센트 합작법인 1년 2개월 만에 승인
내년 상반기 합작법인 출범 유력…플랫폼 통해 中고객 공략

 
 
 
[사진 삼성화재]
삼성화재가 ‘공룡 IT기업’ 텐센트와 함께 중국 온라인보험시장 공략에 나선다.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텐센트와 합작법인 설립 승인을 받은 삼성화재는 기업·자동차보험에 한정됐던 중국 내 보험사업을 대폭 확장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12억명 사용자를 자랑하는 국민 메신저 ‘위챗’(WeChat)에서 온라인보험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여 이전보다 중국 내 보험시장 영향력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55조 中 온라인시장 노리는 삼성화재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신청한 중국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주변경과 증자 건에 대해 현지 당국이 승인을 완료한 것으로 지난 12일 알려졌다. 지난해 6월 합작법인 신청 이후 1년2개월만이다.  
 
중국 당국의 승인에 따라 2005년 설립된 삼성화재 중국법인은 새로운 합작법인으로 전환된다. 새 합작법인 출범은 내년 상반기 정도로 예상된다.
    
삼성화재가 텐센트와 손을 잡은 이유는 중국시장 내 보험영업 확대를 위해서다. 그동안 삼성화재 중국법인은 주로 국내 기업 대상 기업성 보험과 자동차보험 판매에 주력해 왔다. 상대적으로 중국 현지고객 공략은 지지부진한 편이었다.  
 
중국은 전세계 보험시장 2위권 국가로 기존 보험사들의 입지가 워낙 공고하다. 또 삼성화재는 외국계 손해보험사라는 한계로 현지 고객 공략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자료 금융감독원]
삼성화재 중국법인은 지난해 1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보험료수익은 하락세다. 2016년 1700억원이었던 보험료수익은 2019년 1656억원까지 4년간 감소세를 보이다 2020년 1730억원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160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장기적으로 중국 보험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지 회사와 협력이 필요했고 결국 삼성화재는 국민 메신저 ‘위챗’을 보유한 텐센트와 손을 잡았다. 
 
현재 중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슈어테크(보험+핀테크) 선도국 중 하나다. 중국 내 기업들은 금융서비스에 디지털 기술 및 핀테크를 공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온라인 전용보험사 중안보험을 필두로 온라인보험시장이 대형화되는 추세다. 중국은행보험보에 따르면 2020년 중국 보험시장의 온라인채널 수입보험료는 2908억 위안(약 55조원)에 달했다. 2013년 291위안(5조원) 대비 무려 10배나 성장했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한 상태다.  
 
특히 중국 내 텐센트, 앤트파이낸셜(알리바바), 바이두 같은 IT회사들은 플랫폼을 통해 경쟁적으로 보험판매채널에 진출한 상태다. 중국 보험시장 온라인채널 수입보험료에서 이들 IT업체들의 비중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지분은 삼성화재와 텐센트가 각각 37%, 32%씩 보유하며 나머지 지분은 위싱과학기술회사(11.5%), 맘바트투자발전(11.5%), 궈하이투자발전(4%), 보위펀드(4%) 등 투자사들이 나눠 갖게 된다.  
 
중국 IT 기업 텐센트 본사.[연합뉴스]
보유 지분이 줄어들며 삼성화재의 순익 규모는 당장 하락할 수도 있다. 다만 월 사용자가 12억명 이상인 텐센트의 위챗에서 삼성화재가 중국 고객들을 사로잡을 온라인보험을 내놓는다면 장기적으로는 순익이 큰 폭으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 
 
삼성화재 측은 합작법인 승인이 이제 막 완료된 시점이라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세운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IT회사 텐센트와 손을 잡은 만큼 위챗 등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중국 개인고객 확대를 노릴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다만 과거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뚜렷한 이유 없이 반독점 규제를 적용받은 바 있다. 삼성화재 입장에서는 중국 내 예측불가능한 규제 리스크를 극복해야 할 수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 입장에서는 현재 중국 내 매출이 성에 차는 수준이 아닐 것”이라며 “중국기업에 지분을 내주더라도 위챗을 통해 장기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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