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안심전환대출 사전안내…“4억 이하 집 있나” 한숨 여전
주택 가격 4억원 이하 기준, 혜택 받기 어려워…대상 범위 확대 요구
은행 가계대출 여력 확대 가능성 우려
“3억원대에 산 빌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너무 올라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하려고 알아봤는데 신청할 수 없다네요. 집값이 올라서 4억원 이상이 되면 자격이 안 된대요. 요즘 시세로 4억 이하 집이 있기나 한지 궁금합니다.”
오늘(17일)부터 금리상승기 부담을 덜어줄 안심전환대출의 사전안내가 시작됐지만, 까다로운 조건 탓에 대출자들의 한숨은 여전하다. 신청 조건 대상 주택 조건이 시세 4억원 이하이며, 소득 조건도 부부 합산 7000만원 이하 등이어야 하기 때문에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평균 주택 가격 9억원대…혜택 받기 어려워
안심전환대출은 금리 상승기 주택담보 대출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1·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혼합형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공사의 장기·고정금리 정책모기지로 바꿔주는 상품이다. 대출금리는 연 3.8%(10년)~4.0%(30년)이며, 만 39세 이하 연소득 6000만원 이하 청년층은 연 3.7%(10년)~3.9%(30년) 금리가 적용된다.
안심전환대출은 올해 8월 17일 이전에 시행된 주담대가 대상이다. 또한 부부 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 1주택자가 신청할 수 있다. 주택가격은 4억원 이하이며, 기존 대출의 잔액 범위 내에서 최대 2억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주택 가격 기준은 신청 접수 시 해당 주택의 KB부동산시세, 한국부동산원 시세 순으로 적용된다. 시세가 없는 경우 공시가격과 현실화율을 활용할 예정이다.
주택가격이 많이 오른 상황에서 4억원으로 제한한 주택가격 조건 탓에 일부 대출자들은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재테크 커뮤니티의 한 대출자는 “주택가격 4억원 이하 부부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면, 금리가 2% 후반대인 디딤돌 대출도 받을 수 있는데, 안심전환대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대상 범위를 확대해줘야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출자는 “4억원 이하 주택을 찾기조차 어렵다”면서 “전환대출을 받지 말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KB부동산에 따르면 7월 전국의 평균 주택매매 가격은 4억8776만원이다. 특히 서울의 주택매매 가격은 9억1974만원으로, 실질적인 안심전환대출 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 가격의 경우 대출 실행 당시 가격이 아닌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대출 당시 4억원 이하의 주택이었더라도 현재 기준으로 4억원이 넘으면 안심전환대출 신청 자격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달 15일 신청 시작…“가계부채 확대 요인” 우려
안심전환대출 신청·접수는 오는 9월15일부터 받는다. 대환 예정인 기존 주담대 취급기관이 6대 은행인 경우 해당 은행의 영업점 또는 온라인을 통해 가능하다. 이외 은행과 제2금융권인 경우에는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또는 스마트주택금융 앱에서 신청할 수 있다. 지원 자금은 추가경정예산 1090억원과 한국은행이 주금공에 출자한 1200억원 등을 바탕으로 주택저당증권(MBS)를 발행해 조달한다.
한은이 지난 16일 공개한 ‘2022년 제14차 금통위 의사록(7월28일 개최)’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원들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가계대출 구조가 금리상승기에 취약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한은이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하는 주택금융공사를 지원하는 데는 별다른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다.
다만 금통위원들은 주금공의 MBS를 단순매매 대상 증권에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하에서 통화정책 시그널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가계부채 확대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금통위원은 “은행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매각한 후 MBS를 보유하지 않거나 대출채권보다 MBS의 위험가중치가 낮아 은행의 위험자산이 축소돼 간접적으로 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위원은 “안심전환대출의 효과와 대출수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MBS를 대상증권에 포함하는 것은 당위성이 다소 부족하고, 주택금융공사가 자채적인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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