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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 차별…겉으로 진지한 대화. 속내는 희망고문?

외교부도 "단기적으론 법안 내용 못바꿀 것"
정부·국회·업계 나서지만 효과는 미지수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모습 [사진 현대차그룹]
한국과 미국이 전기차 세액공제 문제에 대해 협의 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하는 등 대화의 물꼬를 트고 있지만, 차별적인 정책을 개선하는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 정부도 단기간 내 (미국에서) 법안을 바꾸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7일 북미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만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형식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미국) 의회에서 법안으로 통과된 사안이라 행정부가 단기적으로 법안의 내용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외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 IRA로 발생할 한국 기업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련의 고위급 협의를 거쳐서 진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IRA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 관련 업계까지 나서고 있지만, 사실상 미국 의회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자동차 업계와 정부가 직접 나서 IRA에 대응하는 건 해당 기업의 이익 감소뿐 아니라 관련 업체들의 일거리 축소, 일자리 문제 등 우리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등 우리 전기차는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하는데, IRA 시행으로 미국에서 세액공제를 받지 못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다만 정부는 IRA에 따른 문제에 미국과 협의 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하는 등 대화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워싱턴 D.C.에서 한·미 통상장관 회담을 개최하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7일 밝혔다. 안 본부장은 IRA에 포함된 차별적인 전기차 세액공제와 관련해 조기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타이 대표는 우리 측 우려를 들은 후,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별도의 양자 협의 채널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안 본부장은 타이 대표와의 면담 직후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USTR과 앞으로 협의를 이어가는 협의체를 합의하는 과정이었고, 실제로 구체적인 대안을 갖고 협의하는 것들은 빠른 시일 내에 저희가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6일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미국대사의 예방을 받고 “우리 진출기업들의 전기차·배터리 등 분야 투자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돼 (한미) 양국의 공급망 협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미국 측이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미국의 IRA와 관련해 우리 기업들의 우려를 돌려서 전달한 것이다. 한 총리는 “우리나라가 법령·세제 정비, 규제 개선, 인재 양성 등을 통해 우호적 기업 여건을 조성해나가고 있다”며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 확대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해 70억 달러(약 9조원)어치의 전기차를 수출해 수출 규모 기준 세계 4위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8일 발표한 ‘코로나 이후 주요국 전기차 시장 동향’ 보고서를 보면 2021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660만대로 2019년보다 22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전기차 교육 규모도 742억 달러에서1887억 달러로 15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전기차 수출도 2019년보다 11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병희 기자 leoyb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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