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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 아닌 솔루션 회사로 거듭날 것” [인터뷰] 박인주 제니엘 회장

인력파견 역할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가교돼야
기존 방식 고집하면 도태…전문성 갖춰야

 
 
 
박인주 제니엘 회장. [사진 신인섭 기자]
“단순 인력파견 수준에 머물렀던 아웃소싱은 현재 고객의 성장을 돕는 파트너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제니엘도 인력파견 회사라는 틀에서 벗어나 솔루션 회사로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말 만난 박인주 제니엘 회장이 강조한 말이다. 아웃소싱이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선 인력파견이라는 수동적 역할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고객사에 전달하는 진정한 의미의 ‘가교’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많은 전문가가 로봇과 AI(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아웃소싱 산업 악화를 전망하고 있다”며 “기존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니엘이 다른 아웃소싱 회사와 차별을 두고 운영하는 방식을 고도화해 고객보다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된다”며 “이를 통해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발 빠른 신사업 진출로 가파른 성장

박 회장의 말대로 창립 26주년을 맞은 제니엘은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다. 지난 1996년 신용카드 배송대행 업무를 시작으로 콜센터와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발 빠르게 진출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는 직·간접 고용인원만 20만명 수준으로 10개의 아웃소싱 법인과 1개의 비영리 재단을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제니엘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신사업으로 불리는 분야로 적극적으로 진출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실버사업 등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인력파견에만 그치지 않고 솔루션 제공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아웃소싱 사업의 한계가 명확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아웃소싱의 경우 인력을 파견한 회사가 성과를 내면 자체 인력 고용에 나서기 때문에 고객사의 성공이 고객의 이탈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솔루션 제공을 통해 직고용 대비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해 제니엘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제니엘은 아웃소싱 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판매와 물류, 유통, 콜센터, 제조, 생산, 의료, 공공기관 취업 지원을 비롯한 토탈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제니엘은 업계 최초로 ISO9001(품질경영시스템), AS 9001(항공우주품질경영시스템) 등 국제인증을 획득하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박 회장은 “요즘은 과거처럼 아웃소싱 회사라는 표현보다는 종합 컨설팅 또는 솔루션 제공 회사로 제니엘을 알리고 있다”며 “인력파견에서 솔루션 제공이라는 역할변경을 통해 고객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데 초점을 맞춰 경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주 제니엘 회장. [사진 신인섭 기자]

종합 플랫폼 제모스 통해 효율적 업무 실현

제니엘이 아웃소싱을 넘어 솔루션 회사로 거듭날 수 있는 데에는 관리 신개념 모바일 업무관리시스템 ‘제모스(ZEMOS, Zeniel Mobile System)’가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트렌드 속에서 더욱 빛났다. 제니엘은 지난 2018년 고객사별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현장 맞춤형 기능 개발 및 활용이 가능하도록 4차 산업 기반의 솔루션인 신개념 모바일 업무관리 시스템 제모스(ZEMOS, Zeniel Mobile System)를 자체 개발했다.  
 
박 회장은 “제모스는 어떻게 하면 1만명이 넘는 직원들과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겠느냐는 고민에서 시작됐다”며 “별도의 사업화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제니엘의 필요 때문에 만들어진 자체 플랫폼이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촉발되면서 재택근무가 활성화됐고 이 과정에서 제모스가 큰 역할을 했다”며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고 시간과 공간에 제약이 없다는 점이 제모스의 강점”이라고도 했다.
 
박 회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제모스의 활용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제모스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솔루션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가령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헬멧을 쓰지 않고 구조물에 부딪힐 경우 비콘(Beacon)이 이를 인지해 장비를 착용하라는 신호를 근로자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박 회장은 “현재 중대재해처벌법과 코로나19 등 산업 현장의 변수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며 “제모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사용자가 유연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모스는) 초기 업무 진행에 도움을 주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서 “앞으로는 쌓인 데이터를 AI로 처리해 발생 가능한 변수를 관리하는 종합 솔루션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니엘 직원들이 교육 받고 있다. [사진 제니엘]
박 회장은 지속적인 직원 교육이 제니엘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봤다. 교육을 통해 직원들의 꿈을 찾을 수 있고, 꿈이 동기부여가 돼 제니엘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제니엘은 회사 창립 당시부터 매주 진행하고 있는 '수요MBA'를 통해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사내 팀장급 이상 간부들이 강사로 나서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그는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이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기술보다는 기초 체력을 기르는 데 집중했다”며 “이는 기술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제니엘도 직원들이 각자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며 “회사에서 부동산 관련 업무를 맡은 직원이 퇴직 이후 부동산 디벨로퍼가 되는 등 평생 일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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