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연속 자이언트 스텝…10월 한은 금통위 행보는? ['킹달러' 시대, 어디로 움직이나②]
연말엔 한미 금리차 최대 1.50%p 가능성
이창용 “0.25%p씩 인상 전제조건 달라져”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가 또 한 번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재역전됐다. 미국 연준은 올해 남은 두 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에 다음 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으로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발톱 드러낸 연준, 3연속 ‘자이언트 스텝’
미국 연준은 지난 3월부터 시작해 이번까지 5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연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도래했던 ‘제로(0) 금리’ 시대를 종료했다. 이어 ▶5월 0.5%포인트 ▶6월 0.75%포인트 ▶7월 0.7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9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면서 인플레이션 잡기에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CPI)는 8.3%로, 좀처럼 물가가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는 지금쯤 공급 측면의 개선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인플레이션은 내려가지 않았다”면서 “그러므로 FOMC는 긴축정책을 계속해야 하며 오늘 또 한 번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올해 말 한미 금리차 ‘1.50%포인트’ 가능성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원화 가치가 하락한다. 이에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갈 수 있다. 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소비자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연준이 올해 남은 두 번의 FOMC에서 금리를 총 1.25%포인트 추가 인상해 한미 금리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말 예상 정책금리 중간값은 기존 3.4%에서 4.4%로 1%포인트 올랐다. FOMC 위원 19명 중 9명이 4.25~4.5%를, 8명이 4~4.25%를 내다봤다.
그간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 하겠다고 시사해왔다. 한은이 기존 계획대로 움직인다면 오는 10월 12일, 11월 24일 금통위에서 금리를 모두 올리더라도 올해 말 기준금리는 3.0%에 그친다. 이 결과 올해 말 한미 금리는 최대 1.50%포인트까지 벌어진다. 이는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이다.
‘베이비스텝’은 부족…10월 금통위 ‘빅스텝’ 할까
게다가 한국의 고물가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한 통화정책도 절실하다. 8월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7%를 기록했다. 6%대를 넘은 지난 6~7월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은이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변경해 0.50%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통화정책 속도에 대한 이 총재의 입장도 사뭇 달라졌다. FOMC 결과가 발표된 22일 이 총재는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빅스텝’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수 개월간 드린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지침)는 항상 조건부, 전제조건을 제시해왔다”며 “지난번 포워드가이던스 이후 가장 크게 변화한 전제조건은 미국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오늘 새벽 파월 의장이 얘기했듯 4% 수준 그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은은 (미국의 최종금리가) 4%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다음 통화정책 회의 전까지 2~3주 시간이 있는 만큼 금통위원들과 함께 국내 물가와 성장흐름, 외환시장 영향 등을 면밀히 검토해 인상폭 시기, 경로 등을 결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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