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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차 사면 손해… 신차·중고차 거래 ‘뚝’

'탈디젤 가속화' 경유차 거래 신차 27% 중고차 14%↓
제조사, 전동화 전환 속도…경유차 개발·판매 축소

 
 
소비자들이 경유차를 외면하고 있다. 사진은 검은 매연을 뿜는 노후 경유차. [연합뉴스]
저렴한 유류비와 높은 연료효율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경유차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클린 디젤로 불리며 친환경 이미지를 쌓아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던 경유차는 고유가, 정부의 친환경 정책 등의 영향으로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상황이다. 제조사들도 급감하는 수요와 전동화 전환 정책에 따라 경유차 개발 및 판매를 포기하는 모습이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경유차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는 올해 1~8월 중고차 시장에서 37만8656대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44만930대와 비교해 14.1% 감소한 수치다. 신차도 마찬가지다. 올해 1~8월 경유 신차 등록 대수는 23만2092대로, 전년 동기 32만1829대와 비교해 27.8%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경유차가 외면 받는 이유로 정부 정책과 친환경차 수요의 증가 그리고 고유가 등을 꼽는다. 2009년만 하더라도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따른 ‘클린 디젤’ 정책이 시행되면서 저공해 경유차 인증이 활성화됐고, 혼잡 통행료 및 주차료 감면 등의 혜택이 제공됐다.
 
하지만 정권 교체 후 2018년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 등이 나오면서 클린 디젤 정책은 완전히 폐지됐다. 경유차의 배출가스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세가 가속화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경유차의 국내 신규 등록 대수는 2018년 79만2404대, 2019년 65만6253대, 2020년 58만7559대, 2021년 41만5925대로 매년 줄었다.
 
반대로 친환경차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친환경차의 누적 등록 비중은 2016년 말 1.1%에서 올해 6월 5.4%로 매년 늘었다. 올해 들어 친환경차 누적 등록 대수는 130만대를 넘어섰다.
 
경유값 상승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2021년 말 기준 리터당 1400원대였던 경유값은 올해 들어 2000원을 돌파하며 무섭게 치솟았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 등으로 최근 1800원선까지 떨어졌지만, 여전히 휘발유보다 비싼 상황이다. 
 

“경유차 이제 포기할게요”

자동차 제조사들도 수요 급감, 규제 대응을 위한 비용부담 등에 관련 개발을 중단하거나 제품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추세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해부터 경유차와 관련된 신규 엔진 개발의 중단을 검토했다. 관련 생산도 점진적으로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룹은 2030년부터 국내외 시장에서 내연기관차를 출시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쌍용차는 앞으로 선보일 신차에 경유차는 없다고 공개 선언한 상태다. 지난 7월 공식 출시한 토레스의 경우도 휘발유차만 존재한다. 향후 순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지만, 경유차는 출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경유차 관련 신규 엔진 개발도 중단한 상태다.
 
르노코리아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지난 7월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신차 계획에 경유차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한국GM은 이미 세단과 SUV 라인업에서 경유 모델을 모두 삭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동화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내연기관차 비중은 앞으로 더욱 감소할 것”이라며 “글로벌 규제도 강화되는 추세이며, 우리 정부도 노후 경유차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관련 수요의 감소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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