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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영남우유·푸르밀 될라”…생존 고민 깊어지는 유업계

"누적된 적자, 매각 불발에" 푸르밀 내달 사업 종료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나"...유업계 상황 '예의주시'
지속되는 수익성 악화...성장 가능성 찾기 급선무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푸르밀 본사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고(故) 신격호 롯데 창업주 동생인 신준호 회장 일가가 운영해 온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갑작스럽게 사업 종료를 발표하면서 유업계 전반으로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이미 유업계는 생존 고민이 깊어진 상황에서 자칫 이번 사업 철수 사태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누적된 적자, 매각 불발에" 푸르밀 내달 사업 종료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이 적자 누적으로 다음달 결국 사업을 접는다. 푸르밀은 LG생활건강에 회사를 매각하려는 등 움직임을 보였지만 매각 작업도 끝내 불발됐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달 5일 공시를 통해 푸르밀 인수 철회를 공식화했다.  
 
푸르밀 노조는 신준호 전 푸르밀 회장·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 등 총수 일가가 무책임한 직원 해고로 임직원을 사지로 몰고 있다며 푸르밀 사업 종료 수순을 규탄했다. 푸르밀 노조는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신준호·신동환 부자의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한 행위에 분노를 느끼고 배신감이 든다”며 “강력한 투쟁과 생사기로에 선 비장한 마음을 표출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푸르밀은 정직원 약 350명의 중견기업으로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가 모태로 출발한 회사다. 2007년 롯데햄우유에서 롯데우유로 분사되며 푸르밀로 개명 후 현재까지 존속되어 왔다. 2017년 말일부로 전임 남우식 대표이사 퇴임 후 2018년 1월부로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이사가 취임하여 오너 체제로 전환한 이후 회사의 적자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1978년 롯데유업으로 출발해 2009년 사명을 변경한 푸르밀은 2018년 신 대표가 취임한 이후 적자를 이어갔다. 푸르밀은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 등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푸르밀 본사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유업계, 수익성 악화…성장 가능성 찾기 급선무

 
유업계는 이번 사태가 업계 전반적으로 확산할 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 유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출산율 저하가 이어짐에 따라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급식우유 납품 정상화 지연, 주소비층 감소 추세 지속 등으로 우유업계 전반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비용 상승으로 그야말로 업황을 둘러싼 환경은 첩첩산중인 상황이다.  
 
서울 한 대형마트 매대에 위치한 우유. [사진 연합뉴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제2의 영남우유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도는 모습이다. 경상북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우유가공 업체인 영남우유는 설비를 처분한 뒤 2015년 2월 최종 폐업했다. 영남우유는 남양유업, 비락, 해태유업 등과 함께 설립된 백설유업사가 모태다. 그러나 2012년부터 회사가 적자 기조로 돌아섰다. 김문조 회장의 부인인 강옥남 영남우유 대표가 회사를 이어받았지만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결국 폐업했다.  
 
이를 두고 국내 중소 유업체들도 결국 성장 가능성을 찾지못한다면 같은 수순을 밟은거란 시각도 나온다. 이미 포화 시장인 데다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업체마저 나오기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국내 주요 유업체들의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매일유업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08억원으로 전년보다 28.2% 줄었고 남양유업도 같은 기간 42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유업계에선 하반기 영업적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원유가, 소비 부진으로 인한 재고 부담 등이 이어지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다”라며 “다른 유업체들도 제 2의 영남우유, 푸르밀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공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성과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적자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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