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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 초월, 현실·가상 융합된 ‘블렌디드 경영’ 시대 [김승욱 메타버스·웹3.0 경영]

메타버스는 다양한 비대면 경영의 시작
기업에 신개념 서비스·마케팅 대안 선사

 
 
올해 3월 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한 관람객이 메타버스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즈음 국내외 다양한 대학들의 강의방식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대부분 대학들의 이론 강의방식은 초기 코로나19가 시작될 때에는 다른 교수의 유튜브 특정 강의를 링크해 학습하라는 아주 원시적인 강의방식에서부터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 강의자 목소리만 녹음한 방식(Voice Over PowerPoint), 강의자의 얼굴과 목소리가 포함된 방식(Upload Edited Lecture Video), 그리고 실시간 라이브 강의방식(Synchronous Live Stream) 등 아주 다양한 형태의 강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다양한 대응 방안 중에서 기업들은 어떠한 수준의 경영방식이 실행되었는가에 관한 질문과 자체 평가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기업뿐만 아니라 코로나19의 대유행 상황에서 우리 사회 각 영역에서는 어떠한 대응과 어떠한 준비가 되어 있었으며, 어떠한 형태의 언택트 경영을 수행했는가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 일상으로의 복귀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의 의미 있는 학습과 경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네이버Z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올해 6월 아바타와 채팅을 활용해 365일 24시간 고객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메타버스 영업점 '소프트뱅크 샵 인 제페토' 이미지. [사진 네이버Z 제공]
 

MZ세대, 이직·퇴직에 대한 유연한 사고

최근 코로나19의 감염자 수가 다소 줄어들고 있는 요즘의 엔데믹 상황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미국 거대 정보통신(IT) 기업들인 FAANG(Facebook·Apple·Amazon·Netflix·Google)이나 한국에서 소위 잘나가는 네카라쿠페(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 같은 IT기업들의 경우 비대면 기간 동안의 재택근무가 끝나고 사무실로 출근이 시작되면서 적지 않은 젊은 인력들이 사표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비대면 환경에서도 상당한 수익성을 확보하고 성과를 계속해서 내고 있는데 구태여 과거와 같은 일상적인 대면 근무 환경이 꼭 필요한가? 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더 나아가서 MZ세대들이 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떠한 일을 할 때 가장 효율적인 사람인가 그리고 자신이 몸담은 조직이 나의 발전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가에 대해서 민감한 판단을 한다.  
 
최근의 트렌드를 보면 첫 입사 3년 내 이직률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올랐고, 공무원 시험 합격 후 사직률이 일반 회사보다 높은 현시점에서 일과 직업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이직과 퇴직이 빈번한 환경에서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블렌디드(blended) 업무와 경영방식은 진지하게 고려해 볼 만 하다.  
 
이를 위한 블렌디드 경영방식의 주요 내용으로 메타버스 경영방식을 제안하고 싶다. 메타버스의 개념적 정의는 아직 학계에서 뚜렷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초월’을 뜻하는 ‘meta’와 우주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서 디지털 공간과 물리적 공간이 공존하는 가상현실 또는 증강현실을 활용한 확장세계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초래한 비대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에서 불가능한 다양한 사회·경제·문화적 활동을 실현하는 공간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메타버스는 기존의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세계로의 모험과 도전이다.  
 
일반적으로 메타버스의 유형은 크게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라이프로깅’(life-logging), ‘거울세계’(mirror worlds), ‘가상세계’(virtual worlds)의 네 가지 유형이 있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반의 메타버스는 디지털 환경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물리적 현상의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다. 제조업뿐 아니라 다양한 재난상황 및 산업·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 받고 있다.  
 
외교부가 10월 13일 개최한 '코리아즈(KOREAZ) 글로벌 페스티벌' 행사. 공공외교 소셜미디어(SNS) 채널인 KOREAZ 명예기자단과 재외공관 서포터즈, 인플루언서 등 약 30개 국가 출신 350명이 참가했다. [사진 외교부]
 

메타버스와 디지털 메이플라워호

인간은 기본적으로 신세계를 갈망하고 탐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모험의 보상으로 신대륙을 발견하고 이를 기회의 땅으로 삼고 무수히 많은 잠재적 기회들을 현실화하여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며 살아가고 있다. 디지털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모험가와 탐험가들은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 세계에서 더 이상의 꿈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새로운 땅 또는 신대륙을 찾아서 떠나거나 아니면 새로운 땅이나 디지털 신대륙을 아예 만들어 버린다.  
 
이러한 환경에서 메타버스 환경에서의 경영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융합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BTS의 다이너마이트도, 블랙핑크의 팬 사인회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개최되었으며 SK와 롯데홈쇼핑은 채용설명회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유통업계에서는 ‘신대륙’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미래 잠재고객인 Z세대를 대상으로 브랜드와 신제품을 홍보하여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현실 세계에서 실제 구매활동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는 미래 신동력 산업 분야인 다양한 서비스 산업, 즉 외식산업·문화관광산업·여행호텔항공산업·의료관광산업·전시컨벤션산업 등과 관련된 산업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경영방식이자 경영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MICE 산업 또는 서비스 기업들은 최근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으며 지금도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니다. 따라서 메타버스의 특징인 가상현실·증강현실·확장현실 등의 기술을 이용하여 서비스 기업들에게 다양한 경영방식 및 신개념 마케팅 방식 등의 현실적인 대안을 제공해 줄 수 있다.  
 
한편, 필자는 코로나19 환경 초기 단계에서 미국 대학에서 이미 게더타운(Gather Town) 등을 이용해서 간단한 모임이나 소규모 엑스포 등을 개최하는 것을 경험했으며 올해에는 경기도에 있는 지방자치단체인 P행정도시를 대상으로 메타버스의 시정도입 및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수행하였다. 즉, 공공부문과 지방행정 서비스에서도 적극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여 시정 홍보 및 각종 경진대회 및 전시회 등은 가장 강력한 메타버스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 필자는 평택대 경영학과 교수이며 평생교육원장과 취창업지원단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 경영연구소 전문연구요원, 안진회계법인(Deloitte)과 삼일회계법인(PWC)에서 경영컨설턴트, SAP에서 정보기술 컨설턴트로 근무했으며 한국뉴욕주립대(SUNY Korea) 방문교수를 역임하였다. 교육부 온라인공개강좌 K-MOOC에서 ‘빅데이터와 고객관계관리’, ‘메타버스와 서비스경영’을 전세계 수강생에게 강의하고 있다.
 

김승욱 평택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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