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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가전 빅2...“닫힌 지갑, 탈출구 없다”

롯데하이마트 3Q 영업익 97%↓, 전자랜드 부진 전망
"매년 더 안좋다" 가전·가구 소비 지출 감소
체험형 대형매장 늘리고 사업다각화로 '新먹거리' 모색

 
 
롯데하이마트 본사 전경. [사진 롯데하이마트]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션 등 경기 침체에 따라 가전양판점 빅2로 꼽히는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의 실적이 줄곧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이어진 코로나 특수로 인한 가전시장 호황 역기저 효과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이다.  
 
올해 역시 가전시장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업계에선 확실한 수익구조를 찾지 못하면 실적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꾸라진 가전양판점 실적...“매년 안좋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들어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며 전년보다 98.7%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8738억6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0%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3702억9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자랜드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롯데하이마트 경쟁사인 전자랜드(에스와이에스리테일)도 지난해 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영업적자를 냈다. 올해 실적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은 상태지만 시장에선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올 들어 내수 가전 유통시장은 물가 및 금리인상 기조 등에 따른 가계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리오프닝 본격화에 따른 야외 활동이 증가하여 대형가전을 중심으로 가전제품의 수요가 감소했다. 매년 실적이 고꾸라지는 모습인데 엔데믹에 가전을 교체하던 한시적 수요가 줄어든 데다, 가전을 판매하는 채널이 늘어나면서 줄어든 수요마저도 분산되는 모습이다.  
 
전자랜드 본사 전경. [사진 전자랜드]
 
실제 가전·가구 소비 지출 증가 폭이 둔화하기도 했다. 2020년에 당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정 내 체류시간이 증가하면서 가전제품 수요가 급등했지만 최근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전제품과 가구 등 내구재(1년 이상 사용 가능한 고가 상품) 판매는 2020년 21.2%까지 급증했지만 지난해에는 9.5% 증가폭에 그쳤다. 같은 기간 가구 판매 증가율도 23.3%에서 5.0%로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지갑도 닫히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소비에서 감소폭이 가장 큰 품목은 가전제품(-4.1%), 통신기기 및 컴퓨터(-4.9%), 화장품(-8.6%) 등의 순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제품군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전방산업 업황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구조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적 변화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1층 캠핑존 [사진 롯데하이마트]
 

매장 크고 체험형으로 바꾸고...중고품, 과일까지 판다

이들은 매장 효율화 작업 및 체험형 대형매장을 늘리는 한편 사업다각화를 통해 실적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일반 점포를 줄이고, 메가스토어를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메가스토어를 포함한 롯데하이마트 점포 수는 전국 418개로, 2020년과 비교해 30곳이 줄어든 반면 2020년 7곳에 불과했던 메가스토어는 현재는 22곳을 운영 중이다. 연내에는 메가스토어 매장 8곳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체험'이라는 컨셉을 내세운 오프라인 대형매장 메가스토어는 단순한 가전 매장 콘셉트를 벗고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새 먹거리 찾기에도 한창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말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을 론칭했고, 자사 온라인몰에 골프 전문관을 열었다. 하이마트는 자사의 PB상품인 '하이메이드' 운영 품목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200여개 품목에서 올해는 300여개까지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우주 제조사 협업 강화를 통한 PB상품 확대와 글로벌 브랜드 매출 활성화를 도모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글로벌 브랜드의 신제품 출시 및 전용관 출점 확대로 향후에도 신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오프라인 채널에서 체험 중심의 프리미엄 매장인 파워센터의 확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매장 140곳 중 116곳을 체험형 매장 '파워센터'로 변경했다.
 
전자랜드 직영몰의 '선한과일' 판매 페이지. [사진 전자랜드 온라인몰 캡처]
 
또 기존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과일에까지 구색을 늘려 백화점, 이커머스 틈바구니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꾀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지난해부터 청과도매업체와 손잡고 자사몰에서 과일을 팔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과일 브랜드 '신선과일'을 론칭해  과일 경매사들이 직접 고른 국내 상위 10%의 우수한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쇼핑몰에 대한 적극적인 영업 활성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온라인 가전시장이 오프라인 시장을 앞서고 있고,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국내 온라인 가전시장의 규모가 25조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으로 온라인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온라인 쇼핑몰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오프닝 본격화에 따른 야외 활동 증가와 주택 거래량 감소로 대형가전을 중심으로 가전제품의 수요 감소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가전업계에 불황이 찾아온 만큼 가전양판점들이 체험형 매장을 늘리는 한편 다양한 분야에서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차별점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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