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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윳값 인상은 시작에 불과”...밀크플레이션, 우려 아닌 현실

원유 가격 인상에 우유 업계 가격 올림 알려
우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식품가격 줄줄이 인상 전망

 
 
원유 가격이 오르면서 우유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연합뉴스]
우유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밀크플레이션’이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될 전망이다.
 
시작은 원유(原乳) 가격 인상이다. 낙농진흥회가 지난 3일 원유 가격을 L당 947원에서 996원으로 49원 인상할 것을 알렸다. 다만 올해의 경우 원유 가격 인상이 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해 L당 3원씩을 추가로 지급해 실질적으로는 L당 52원 인상하기로 했다. 급등한 사룟값 등 낙농가의 원재료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인상이 최종 결정된 것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자 원유를 공급받아 가공, 포장한 후 판매되는, 즉 원재료 100%가 원유인 ‘우유’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실제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오는 17일부터 우유제품의 가격을 평균 6% 인상해, 1000mL 제품 가격을 2710원에서 2800원대로 올릴 것을 알렸다. 
 
또 매일유업은 오는 17일부터 900mL 흰 우유 제품 가격을 2610원에서 2860원으로 9.6% 인상하고, 남양유업도 가격을 올리되 900mL 제품 가격을 3000원 이하로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F&B 역시 우유 가격을 이달 중 인상할 예정이다.
 
이는 우유 L당 3000원이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보다는 하회했지만, 우유 외에도 각종 가공식품 가격이 덩달아 뛰는 ‘밀크플레이션’의 시작을 알렸다. 업계는 지난해 8월 원유 가격이 L당 21원 인상했을 당시, 우유 가격이 L당 150~200원 오른 것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크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이 같은 흐름으로 소폭이라도 우유가 원재료로 쓰이는 식품 가격이 전체적으로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연구원은 “우유는 달걀만큼 식품의 재료로 다양하게 사용되는 것 중 하나”라며 “치즈, 빵, 과자류,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음료 제조에 우유를 넣는 카페업계에서도 소비자 가격 인상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각종 식품 가격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원유가격연동제...서로 다른 시각  

이번 원유 가격 인상을 통해 원유가격연동제에 대한 식품업계 불만은 커진 상황이다. 원유 가격은 원유가격연동제를 통해 정해지는 데, 매년 조정되는 제도로 매해 가격 인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원유가격연동제는 2013년부터 정부가 시작한 제도로, 전년도 원유 기본가격과 우유 생산비 증감액 등을 바탕으로 협상위원회가 전년비 원유기본가격 변동액의 10% 내에서 협상하는 것이다. 2004년 원유 가격이 14% 급등하고, 2008년 20% 오르는 등 과거 겪었던 큰 폭의 오름세를 막기 위해 고안됐다. 
 
그러나 식품업계는 제도로 매해 가격이 협의되면서 10% 이내이지만, 가격 오름세는 오히려 매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원유는 지난해 8월 L당 21원 오른 데 이어 올해도 L당 49원 더 올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가격의 소폭 인상만으로도 소비자 불만을 키우고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데 매해 오르는 원유 가격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원유 가격 인상은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우유 판매 기업들이 새로운 이익 창출로 건기식, 식물성 우유 등 사업 다각화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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