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보상·개선안’ 마련 속도 내지만 갈 길 멀어
‘서비스 먹통’ 재발방지대책, 12월 7일 공개
보상안 마련 목적 협의체, 21일 첫 회의
카카오의 대부분 서비스가 중지됐던 사건을 겪은 후 스스로 약속한 보상안 마련과 개선책 발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스스로 ‘무료 서비스 보상’을 약속했다. 세계 유례없는 정책 마련이란 난제를 풀어야 한다. 이를 위해 ‘충분한 논의를 거치되 신속하게 합리적인 기준 마련’을 기조로 삼고 다양한 절차를 밟고 있다. 재발방치대책의 경우 올해 안으로 발표해 회사 운영에 적용할 계획이다.
23일 카카오에 따르면 회사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의 원인을 분석하고, 인프라 투자 계획 등을 담은 재발방지대책을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데브(if kakao dev) 2022’를 통해 발표한다. 오는 12월 7일부터 9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열리는 콘퍼런스에 ‘1015 데이터센터 화재 회고’ 특별 세션을 마련할 방침이다.
해당 콘퍼런스는 회사가 진출한 금융·모빌리티·웹툰·게임·인공지능(AI) 등의 사업 영역에서 활약 중인 개발자들이 의견을 나누는 행사다. 카카오 측은 다만 이번 행사 개최 취지에 대해 “한 해 부족했던 부분을 솔직하게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시 새롭게 나아가는 데 중점을 두고 세션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행사 첫날 키노트 세션을 통해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한 개선 방향을 발표한다. 사고 발생 나흘 만에 서비스 장애의 책임을 지고 각자대표 자리에서 사퇴한 남궁훈 카카오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이 직접 개선안을 설명한다. 남궁 소위원장과 함께 ▶고우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최고클라우드책임자(CCO) ▶이확영 그렙 최고경영자(CEO) ▶이채영 카카오 기술부문장이 해당 세션에 연사로 오른다. 고 CCO는 비상대책위원회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을, 이 CEO는 원인조사 소위원장을, 이 부문장은 기술윤리위원회 위원장의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의 원인을 분석하고, 카카오의 인프라 투자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카카오 측은 “안정된 서비스 제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원인 규명과 모든 영역에 다중화 조치 적용 등을 설명할 예정”이라며 “투자와 엔지니어링 혁신 노력 등도 다룬다”고 전했다.
행사 둘째 날인 12월 8일에도 서비스 장애와 관련된 세션이 진행된다. 카카오는 ‘1015 회고’ 특별 세션 5개를 열어 다중화 기술에 대해 개별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다. 기술적 개선 사항을 구체적으로 공유한다. 이와 함께 김혜일 카카오 디지털접근성책임자(DAO)가 ‘카카오 공동체가 사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디지털 책임 이행 사례’도 발표한다.
‘1015 피해지원 협의체’ 첫 회의 진행
회의에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 ▶송지혜 카카오 수석부사장을 비롯해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오세희 회장, 김기홍 감사, 차남수 본부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공정 거래-소비자 보호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카카오는 이 자리에서 공식 채널로 접수된 피해 사례를 협의체 참여자들에게 공유했다. 전체 데이터도 협의체에 제공할 계획이다.
오세희 회장은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하는 대다수의 소상공인을 위해 대책 마련을 해서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번 협의체를 통해 서로 입장이 잘 협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지연 사무총장은 “소비자를 대표해 무거운 마음으로 협의체에 참여하게 됐다”며 “피해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해법을 찾는 과정을 가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성진 대표는 “스타트업은 이번 카카오 피해지원 협의체에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있다”며 “카카오 서비스를 활용하는 스타트업이 많아 지원이 되면 좋겠다는 곳도 있고, 무료 서비스에 대한 과도한 보상 기준이 마련되면 시장 진입 장벽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가지신 분들도 많다. 협의체에서 합리적이고 적절한 기준을 마련하고 향후 다양한 서비스들이 이용자들을 보호할 방안에 대한 논의까지 확장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카카오에 접수된 피해 사례들이 방대하고 특히 무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 발생을 입증하기 까다로워 실질적인 보상안 마련이 쉽지 않으리라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보상 집행까지 1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 대표는 “피해 지원은 카카오 혼자 풀기 어려운 난제”라면서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많은 문제라서 (협의체 구성원들이) 각계를 대표하는 분들의 고견을 청취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좋은 결론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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