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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경동시장, 제2의 ‘힙지로’ 될까…스타벅스 ‘경동1960점’ 가보니

스타벅스 ‘경동1960점’ 12월 16일 정식 오픈
방치된 폐극장 공간 활용…'레트로 콘셉트'

 
 
지난 16일 오픈한 스타벅스 경동1960점. [사진 김연서 기자]
1960년대 문을 연 경동시장 골목에 스타벅스가 들어섰다. 방치된 폐극장 공간을 그대로 활용해 개조한 레트로 콘셉트의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다. 어르신들로 북적이는 경동 시장 골목은 MZ세대의 놀이터로 변모할 수 있을까. 스타벅스 경동1960점에 직접 방문했다.
 

스타벅스 경동1960점 매장 입구. [사진 김연서 기자]

극장처럼 연출된 매장...“영화관인지 카페인지”

카페 정문을 통해 매장으로 들어서면 영화관 입구 같은 통로가 보인다. [사진 김연서 기자]
통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앞쪽에는 스크린 대신 스타벅스 매장의 바(Bar)가, 매장 양쪽 및 뒤쪽엔 좌석들이 마련돼있다. [사진 김연서 기자]
기존 극장의 계단 형태를 그대로 활용해 좌석을 배치하고 영화관 화면을 바라보는 구도를 연출했다. [사진 김연서 기자]
카페 정문을 통해 매장으로 들어서면 영화관 입구 같은 통로가 보인다. 통로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앞쪽에는 스크린 대신 스타벅스 매장의 바(Bar)가, 매장 양쪽 및 뒤쪽엔 좌석들이 마련돼있다. 매장은 전체 1200㎡(약 363.5평) 규모에 200여 개 좌석으로 구성됐다.  
 
방켓이라고 불리는 붙박이 소파들은 무대 측을 바라보게 배치돼있다. 마치 영화관 좌석을 연상케 한다. 스타벅스 측은 기존 극장의 계단 형태를 그대로 활용해 좌석을 배치하고 영화관 화면을 바라보는 구도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주문한 음료가 나왔음을 알려주는 화면. 마치 영화 크레딧을 연상케 한다. [사진 김연서 기자]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설치돼있어 극장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진 김연서 기자]
현재는 파트너들의 휴게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과거 영사실. [사진 김연서 기자]
현재는 파트너들의 휴게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과거 영사실의 창문. [사진 김연서 기자]
매장 한쪽 벽면의 주문한 음료가 나왔음을 알려주는 화면이 눈에 띈다. 영사기가 벽면을 비추고 있는데 주문 번호들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데 마치 영화 크레딧 장면을 보는 듯했다. 바 쪽에는 스포트라이트 조명이 설치돼있어 극장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매장 가장 뒤쪽엔 과거 ‘경동극장’ 시절의 영사실 공간도 보인다. 현재는 파트너들의 휴게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스타벅스 측은 휴식 시간 동안 탁 트인 매장의 공간을 파트너들이 조망할 수 있게끔 이곳을 휴게 공간으로 조성했다고 전했다.  
 

재활용 소재 적극 활용...친환경 카페 앞장서는 경동1960점

스타벅스는 목조로 지어진 경동극장의 천장을 그대로 살려 매장을 꾸몄다. [사진 김연서 기자]
스타벅스 텀블러를 재활용해 만든 폐 플라스틱 상판. [사진 김연서 기자]
매장 바 앞에 서서 좌석 쪽을 바라봤다. 나무로 된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현대 건축물은 나무로 건축할 수 없어, 목조 천장을 찾아보기 어렵다. 1960년대에 지어진 경동극장은 과거 목조 건축물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스타벅스는 기존의 모습을 해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해 재활용했다. 기존의 콘크리트를 재활용해 벽체나 바닥 등을 그대로 살려놓은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매장 바 테이블은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졌다. 스타벅스는 텀블러들을 파쇄해 ‘폐 플라스틱 상판’을 만들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업사이클을 매장에 실질적으로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거쳤다”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스타벅스 텀블러를 활용한 상판을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동시장·경동1960점, 제2의 '힙지로' 되나…"MZ세대 놀이터 될 것"

스타벅스는 이곳을 MZ세대의 놀이터로 변모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주 타깃인 MZ세대를 위한 재미 요소를 매장 내외부 곳곳에 배치했다.  
 
매장 앞은 LG전자와의 협업 공간으로 꾸며졌다.[사진 김연서 기자]
자리 곳곳에 숨은 경동극장의 과거를 찾아볼 수 있다. [사진 김연서 기자]
매장 앞은 LG전자와의 협업 공간으로 꾸며졌다. 스타벅스와 LG는 ‘금성전파사새로고침센터’를 선보였다. ‘금성전파사새로고침센터’는 레트로 콘셉트의 이색경험공간으로 대형 LED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매장 내 소파 사이에 있는 작은 테이블을 살펴보면 흑백 사진들이 눈에 띈다. 경동극장의 옛 모습이다. 자리마다 여러 사진들이 숨어있다. 곳곳에 숨은 경동극장의 과거를 찾아보며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경동시장 모습. 우측에 스타벅스 로고 간판이 보인다. [사진 김연서 기자]
매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보면 스타벅스인지 시장 골목의 계단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사진 김연서 기자]
스타벅스 경동1960점 입구. [사진 김연서 기자]
아쉬운 점은 경동시장에서 경동1960점을 바로 찾아오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장 골목을 지나면 위쪽에 스타벅스 로고 간판이 하나 보인다. 매장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보면 스타벅스인지 시장 골목의 계단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계단을 올라 왼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그제야 입구가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이 찾아오기 힘들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스타벅스 측은 이 또한 “MZ세대를 위한 의도적 연출”이라고 답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일부러 계단 인테리어를 하지 않았다”며 “시장 건물인 만큼 시장의 모습을 그대로 남기고 이를 훼손하지 말자는 것이 우리의 취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을지로에 갈 때 간판 없는 가게에 재미로 찾아가는 것처럼, MZ 세대 고객들은 찾아오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며 “곳곳에 스타벅스 간판이 있으면 MZ세대는 오히려 촌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힙’한 감성 요소를 넣어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김연서 기자 yons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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