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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사업 접고’, 네이버 ‘서비스 늘리고’…구독 서비스 시장 생존법 [전쟁터 된 구독 시장②]

유료 구독 평균 2.7개 이용…‘차별화’가 선택 기준
인식 바뀌자 기업 진출 활발, 레드오션 전환 임박

 
 
[게티이미지뱅크]
OTT가 주도한 구독 경제 시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곳은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 양대 포털 기업(네이버·카카오)이다. 이통3사는 통신 요금으로 이미 해당 모델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그간 쌓아온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구독 시장에 뛰어들었다. 양대 포털사 역시 일찍이 사업 영역을 메신저·금융·콘텐츠·쇼핑·광고 등으로 넓히며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플랫폼 영향력을 기반으로 구독 사업에서 성과를 올리겠단 취지로 상품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한글과컴퓨터와 같은 오피스 솔루션 기업은 물론 삼성SDS·LG CNS와 같은 IT서비스 업계에서도 구독 모델을 도입했다.

 
서비스 다양화는 시장 확대로 이어졌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국내 구독 경제 시장 규모를 2020년 기준 약 40조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2016년 대비 54.8% 성장한 수치다. SK텔레콤도 2025년 세계 구독 시장이 3000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국내는 100조원 규모를 달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성장에 맞춰 성과를 올리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구독 경제 기업 매출은 2012년부터 2020년 2분기까지 연평균 17.8% 증가, 미국 S&P500 기업(연평균 증가율 3.1%)보다 6배나 빠르게 성장했다. 투자도 활발하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구독 경제 관련 글로벌 사모펀드(PE)·벤처캐피탈(VC) 투자액이 2010년 대비 2020년에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경제 관련 세계 투자 추이. [자료 삼정KPMG 경제연구원]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제휴사 확보가 경쟁력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유료 구독 플랫폼은 이에 따라 그 개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디지털 전환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콘텐츠 이용자들은 2021년 기준 온라인 동영상·음악·게임·도서·웹툰 등의 영역에서 평균 2.7개 플랫폼을 유료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IT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평균 2.7개 이용을 달리 말하면 강력한 플랫폼인 OTT를 포함해 개인이 평가하는 톱(Top)3 각 서비스가 들어야 수익확보가 가능하다는 의미”라며 “비슷한 영역에서 유사한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어 차별화 전략을 통한 매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현재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온라인 기반의 구독 모델은 크게 ▶실물 상품 연관형 ▶다양한 편의 서비스 선택형으로 나뉜다.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구독 모델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 그간 확보한 인공지능(AI)·빅데이터 역량을 활용하는 추세다.
 
실제로 포털·이통사는 자사 상품에 AI 기술을 접목, 개인 맞춤형 구독 상품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반복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생필품·먹거리 등을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네이버쇼핑 정기구독’ ▶쇼핑 적립 최대 5% 혜택에 디지털콘텐츠를 매월 한가지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 이모티콘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플러스’ ▶카카오톡에서 개인용 클라우드를 사용할 수 있는 ‘톡서랍 플러스’ ▶실물 상품을 정기 배송받는 ‘구독 온(ON)’을 운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혜윤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 유독 홍보모델 배우 손석구,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이 지난 7월 출시한 구독 플랫폼 ‘유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LG유플러스]
이통3사 역시 서비스 고도화와 함께 다양한 제휴사를 통한 영영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 ‘T우주’ ▶LG유플러스 ‘유독’이 대표적 사례다. KT의 경우 최근 국내외 쇼핑 앱에서 결제하거나 제휴 서비스 구독 시 결제한 금액의 4% 또는 일정액을 캐시로 적립하는 ‘마이데이터’를 출시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한글과컴퓨터 구독형 오피스 서비스 ‘한컴독스’를 출시했고, LG CNS는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고객상담센터 서비스를 내놨다. 삼성SDS의 경우 데이터 수집·저장·관리·활용을 지원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분석 플랫폼 ‘브라이틱스 AI’를 구독형 서비스로 선보였다.
 

네이버·카카오의 엇갈린 행보

IT기업들이 출시한 구독 상품은 이미 ‘생존 경쟁’에 들어선 OTT 시장과 달리 아직 성장 기회가 남아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서비스를 묶어 제공하는 방식이나, 온라인 커머스를 기반으로 상품을 받는 식의 시스템이 활성화된 시점은 최근 1~2년 사이이기 때문이다. 5년 전부터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인 OTT에 비해 성장 여지가 남아있는 셈이다.

 
다만 향후 2~3년 사이 레드오션으로 시장이 변화할 조짐을 보이자, 재정비를 진행하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카카오는 지난 15일 공지를 통해 카카오 구독ON 서비스가 오는 2023년 1월 16일 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출시 약 1년 6개월 만에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철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회사는 커머스 분야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카카오구독ON 채널에 올라온 서비스 종료 공지. [카카오톡 캡처]
반면 네이버가 제공 중인 구독 서비스는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특히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연내 누적 사용자 수 1000만명 돌파를 확실시하면서 뚜렷한 성과를 쓰고 있다. ▶티빙 방송 VOD 무제한 이용권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 이용권 교환 ▶멤버십 사용자를 위한 네이버 현대카드 PLCC ▶스포티비 나우 무제한 이용권 등 혜택 범위를 꾸준히 늘려온 결과다.
 
요금 역시 ▶월간 이용권 대비 20% 저렴한 ‘연간 이용권’ ▶같은 가격으로 최대 4명까지 혜택을 공유할 수 있는 ‘위드(with) 패밀리’ 등을 도입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지난 9월에는 20대 사용자들이 활발하게 사용하는 교육·게임·카메라앱 등을 혜택에 추가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스튜던트’도 출시한 바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OTT 시장만큼의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편의 서비스와 상품 구매 영역에서도 구독 모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품이 나오고 있다”며 “가입자 증가의 한계가 나타나기 전 기반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가속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두용 기자 jdy22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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