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고객 잡자”…은행권, 뜨거운 ‘인증서 경쟁’
선물공세 등 가입자 몰이
간편함·보안성 어필 나서
은행권이 자체 모바일인증서 가입자 수를 늘릴 수 있는 ‘대목’인 연말정산 시기를 앞두고 채비가 한창이다. 주요 시중은행은 연말정산 미리 보기, 경품이벤트 등으로 가입자 확보 경쟁에 불을 지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은행이 자체 개발한 민간인증서는 ‘2022년 연말정산’에서 활용된다. 금융결제원의 인증서를 토대로 개발된 우리은행의 ‘원(WON) 금융인증서’도 이번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다.
연초 연말정산 서비스가 시작되는 시기는 민간인증서 사업자가 가입자 수를 늘릴 수 있는 ‘대목’이다. 민간인증서는 이용자 수가 늘수록 제휴처 확보가 쉬워지고, 제휴처가 늘수록 신규 이용자 확보에 유리한 플랫폼 사업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증서 이용자들은 은행의 다른 서비스로도 유입될 수 있다. 최근 은행들이 인증서 시장 내 경쟁에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민은행 ‘KB국민인증서’의 가입자 수는 지난 20일 기준 1223만명을 넘어서며 은행권 자체인증서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다. KB국민인증서는 현재 공공기관·마이데이터 사업자·KB금융그룹 계열사 등 150여개 기관에서 손택스 연말정산 간편인증이나 정부24 주민등록등본 발급 업무 등에 이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은 내년 1월31일까지 KB국민인증서를 이용해 연말정산을 진행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한다. KB국민인증서로 국세청 홈택스에 로그인한 고객은 KB스타뱅킹앱 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경품은 ▶골드바 10돈(1명) ▶LG 스탠바이미(3명)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와인셀러(5명) ▶신세계 이마트 상품권(1000명) 등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국민인증서는 60대 이상 고객이 전체 이용고객 중 15%를 기록하며 고령층 고객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 인증서임을 입증했다”면서 “이용자가 20대에서 50대까지 골고루 분포돼 편리함과 안전성을 원동력으로 탄탄한 고객 기반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자체인증서 ‘신한 사인(Sign)’은 지난 16일 기준 가입자 수 660만명을 넘어섰다. 시중은행 중에선 국민은행 다음으로 시장 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신한 사인은 신한 쏠(SOL) 고객이라면 누구나 휴대폰에서 10초면 발급 가능할 정도로 간편한 점이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연말정산 시작에 앞서 ‘미리 해 보는 연말정산’ 서비스를 출시했다. 고객들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연말정산 항목별 공제한도 달성률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에는 신한 인증서가 직접 사용되진 않지만, 이용자들에 신한 브랜드를 미리 알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자체인증서 ‘하나 원사인(OneSign)’은 2022년 연말정산부터 활용 가능하다. 하나은행 또한 가입자 확보를 위해 하나 원사인 발급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내년 1월15일까지 하나 원사인 인증서를 최초 발급한 고객에겐 가입만 해도 3000 하나머니를 증정한다. 하나 원사인을 실제로 연말정산에 사용하면 추가 선물도 증정할 계획이다.
이처럼 주요 시중은행은 다양한 이벤트로 인증서 고객 몰이에 나섰다. 다만 인증서 시장에서 은행들은 다른 은행뿐 아니라, 카카오·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과도 경쟁하는 게 과제다. 실제로 카카오와 네이버의 인증서 가입자 수는 3000만명을 훌쩍 넘기며 대세로 자리잡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인증서를 선택하게 되면, 인증서와 관련한 다른 금융 업무도 할 수 있다”면서 “이에 은행들이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인증서의 장점과 보안성 등을 어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세대에 익숙한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업체가 아직은 인증서 시장의 강자지만, 은행권도 인증서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갖고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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