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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내년 열심히 하겠다”…삼성 위기극복 기대감 고조

이재용, 9박 10일 베트남 출장 마치고 30일 귀국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

 
 
30일 베트남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건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내년에도 열심히 하겠다며 위기 극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번 베트남 출장을 비롯해 글로벌 현장경영 행보를 통해 삼성의 경쟁력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재용 회장에 대한 삼성 안팎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재용 회장은 30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말 마지막까지 수고가 많다”며 새해 경영 계획을 묻는 질문에 “열심히 해야죠”라고 답했다. 특별한 메시지는 없었지만, 삼성그룹 총수로 이재용 회장이 느끼는 책임감이 상당한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 세번째)이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삼성 R&D센터 준공식에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삼성]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21일 베트남 하노이시 THT 지구에 위치한 베트남 삼성 R&D센터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베트남 삼성 R&D센터는 글로벌 기업이 베트남에 세운 최초의 대규모 종합 연구소로 앞으로 2200여명의 연구원들이 이곳에 상주하며 ▶스마트 기기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이재용 회장은 이번 출장에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응우옌 쑤언 탕 호치민정치아카데미 원장 등 베트남 주요 인사들을 만나며 현지 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삼성R&D 센터 준공식을 전후로 하노이 인근 삼성 사업장을 찾아 스마트폰 및 디스플레이 생산 공장을 살펴보고 사업 현황 및 중장기 경영 전략을 점검한 후,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베트남 삼성R&D 센터는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베트남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R&D센터 준공식이 끝난 이후에는 삼성SDI 말레이시아 법인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주요 거점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7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BMW CEO 등 경영진을 만났다. [사진 삼성전자]

JY 네트워크 큰 역할 기대 

이재용 회장이 연말까지 글로벌 광폭 행보를 지속하면서 삼성 구성원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의 업황 악화로 경영 환경이 점차 열악해지는 상황에서 이재용 회장이 자신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재용 회장은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삼성의 경쟁력 제고에 힘을 실어왔다. 이번 출장을 포함해 올해만 4차례의 글로벌 현장경영에 나서며 동분서주했다. 여기에 한국을 찾은 글로벌 주요 인사들과도 잇달아 회동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법리스크로 5년 이상 발이 묶여 제대로 된 경영 활동을 하지 못한 이전과는 확실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17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칩세 BMW 회장과 회동했다. 이 회장은 최윤호 삼성SDI 사장과 함께 BMW 플래그십 전기차인 ‘뉴 i7’을 함께 살펴보고 BMW 경영진들과 배터리 협력 방안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 6월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왼쪽 네 번째) 등과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 회장은 지난달 17일 열린 한국-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차담회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초격차’ 전략의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업체 ASML의 피터 베닝크 CEO와 회동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반도체 시장의 불황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회장과 피터 베닝크 CEO의 회동이 갖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EUV 노광 기술은 극자외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기술로 기존 대비 세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향후 타이완 TSMC와의 5나노미터(nm,1nm는10억분의1m) 이하 초미세공정 경쟁을 위한 전략적 장비로 손꼽힌다.

더욱 기대되는 2023년

이재용 회장의 광폭 행보는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영 일선에서 그룹을 진두지휘하며 위기를 정면돌파해 나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합류를 확정 짓고 ‘뉴삼성’에 대한 계획을 가시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삼성의 미래 먹거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형 투자에 있어 총수인 이재용 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된다는 점에서 기대가 높을 수밖에 없다.
 
취업정보사이트 인크루트에 따르면 이달 19일부터 22일까지 회원 1333명을 대상으로 기업인과 방송·연예, 스포츠 분야의 올해의 인물을 조사한 결과 이재용 회장은 기업인 부문에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응답자들은 이 회장을 택한 이유로 '향후 기대되는 행보'(53.4%)를 가장 많이 들었다. 국내외 현장 점검을 통한 경영 안정화와 투자 등의 노력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 서초사옥 전경. [연합뉴스]
재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 간 삼성은 이재용 회장이 경영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으면서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컸다”며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대형 투자가 더디게 진행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용 회장이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경영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이는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구성원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내년 1월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최태원 SK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그룹 총수들과 함께 참석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내년 1월 2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 공동 주최로 개최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엄 기자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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