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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에 팔린 이스타항공, 재이륙 성공할까

“1000억원 규모 자본 확충에 고비 넘겼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있는 이스타항공 항공기.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지난 2021년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성정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에 이스타항공을 매각했다. VIG파트너스는 이달 말까지 1000억원 이상 규모의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해 이스타항공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그간 이상직 이스타항공 창업자를 비롯한 전 경영진의 비리 의혹에 허위 회계 자료 제출 논란 등으로 곤혹을 치러온 이스타항공이 사모펀드 품에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8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지난 6일 성정 등과 이스타항공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VIG파트너스는 이달 말까지 이스타항공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시스템을 선진화한다는 포부다. 지분 거래 종결 이후에도 신규 기체 도입 및 노선 확장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VIG파트너스 측은 “이스타항공은 대규모 신규 투자를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창사 이래 가장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추게 된다”며 “투명해지는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신규 기체(B737-8) 도입 및 고품질의 고객 서비스 제공을 위한 선진적 운영 체계를 갖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투자를 받은 이스타항공의 신임 대표에는 조중석 전 아시아나항공 전무가 내정됐다. 아시아나항공에서 한국지역본부장을 역임한 조 신임 대표는 에어부산 설립 당시 경영본부장을 맡는 등 대형 항공사(FSC)와 LCC 산업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영업뿐만 아니라 마케팅, 재무, 전략 기획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친 항공 산업 전문가란 평가를 받는다.

신창훈 VIG파트너스 부대표는 “거시경제 전망은 불안정하지만 이번 투자를 통해 (이스타항공)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수 있어 향후 환경 변화에도 기민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만큼, 2023년은 이스타항공이 재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AOC 발급 가능성은

항공업계에선 “국토교통부가 이스타항공에 항공운항증명(AOC)을 발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허위 회계 자료 제출 의혹, 재무 건전성 악화 등을 이유로 이스타항공에 AOC를 발급해주지 않고 있는데, 경찰 조사 결과 이스타항공의 허위 회계 자료 의혹은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고, 1000억원 이상 자본 확충으로 재무구조 역시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모펀드가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만큼, 횡령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상직 이스타항공 창업자와의 확실한 거리두기도 이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꾸라진 항공여객 수요가 완만히 회복하고 있어, 이스타항공의 경영 정상화까진 갈 길이 멀다는 진단도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선 항공여객은 1000만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여객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 당장 이스타항공이 운항을 재개해도 흑자 전환까진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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