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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있었다고?” 케찹범벅, 카레게티, 마짬버거 기억하나요 [망했어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라면’ 재료 사망템들
1988년 '케찹 범벅'·1986년 ‘카레케티’ 대표적
짬뽕라면 '마짬버거' 선호도 갈리는 맛 혹평


농심이 1988년 4월 출시한 미니컵 범벅 3종(짜장, 카레, 케찹) 제품 이미지. [사진 농심]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국내에 현재 판매되고 있는 라면 종류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에겐 고기육수형 국물라면 외에도 짜장라면, 우동, 비빔면, 메밀소바 등이 제품이 익숙하다. 하지만 ‘케찹’을 소재로 한 라면은 생소하다.

농심은 지난 1988년 4월 케찹범벅(케챂범벅)이라는 제품을 내놨다. 이 신제품은 미니컵 범벅 3종으로 짜장, 카레 맛이 동시에 나왔다. 당시 농심은 "가볍게 먹고 예쁘게 살아요", "식후에도 범벅 하나쯤이야", "간식에는 미니컵범벅"과 같은 광고 슬로건을 내세우며 미니컵 범벅 3종을 홍보했다.

미니컵 범벅의 특징은 기존 용기면 보다 적은 중량을 담았다는 점이다. 당시 라면을 주로 한끼 식사로 소비하는 당시 소비패턴을 간식의 개념까지 확장해 라면 소비 방식을 다양화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자들에게 라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카레, 케찹 등 다양한 맛을 가진 제품을 선보여 라면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려는 시도로도 읽혔다. 하지만 현재는 짜장 맛 제품인 짜장범벅만 시장에 살아남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1970~80년대에는 라면업계에 엄청난 양의 신제품이 쏟아져 나왔던 시기다. 당시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 현재까지도 스테디셀러로 남아있는 제품들이 빠르게 자리잡았고, 용기면보다는 봉지면을 선호했던 당시 소비자들의 소비방식의 영향으로 라면시장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농심이 1986년 출시한 카레게티 제품 이미지. [사진 농심]

약 30여년 전에는 카레를 주 재료로한 라면도 나왔다. 농심은 지난 1975년 카레면을 시작으로 1986년 짜파게티의 성공 삼은 ‘카레게티’ 제품을 출시했다. 국물을 다 빼고 스파게티처럼 비벼 먹는 제품이었다. 당시 카레를 내세워 건강라면으로 홍보했지만 카레 자체가 생소한 메뉴인 데다 국물이 적은 라면이어서 소비자에게 외면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 카레와 비슷한 농도를 구현하려했지만 라면 특성상 묽은 농도로 밍밍한 맛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레도 아니고 라면도 아닌 어정쩡한 맛 역시 업계에선 실패 이유로 보고 있다.

면으로 만든 햄버거도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제품 중 하나다. 대표적인 제품은 일명 '라면버거', 롯데리아의 ‘마짬 버거’다. 라면 특유의 맵고 얼큰한맛을 나타내기 위해 할라페뇨 소스를 토핑해 닭가슴살 치킨 패티와 어울린 불닭 콘셉트을 활용한 이색 제품이다.

롯데리아 '마짬버거' 이미지 [사진 롯데리아]

'마짬버거'는 정통 중화풍 매운맛을 구현한 제품이다. 면으로 이뤄진 번에 오징어와 해산물을 가미한 짬뽕패티로 구성됐다. 롯데리아는 공식적으로 2016년 2월 19일부터 2016년 4월 30일까지 50만개를 한정 판매했다. 롯데리아 측은 “당시 판매 종료일은 매장별로 상이하다”며 “이벤트성으로 내놓은 제품으로 제품에 대한 한정 원재료가 떨어지면 제품 판매를 종료했다”고 말했다.

‘마짬버거’는 판매 당시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명확히 갈리며 맛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맛이 과도하게 짜고 맵다는 평이 조금 많은 편이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가격은 5000원으로 실물 짬뽕이 한 그릇인데 누가 이걸 먹겠느냐”, “이벤트성으로 한번 정도 먹어보기에 좋은 정도” 등의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롯데GRS 측은 “당시 짬뽕라면 시리즈들이 인기를 끌면서 이벤트성으로 제품을 출시했다”며 “짬뽕라면과 햄버거를 접목시키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가 나와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시도하지 못하는 이색적인 시도를 한 것”이라고 회상했다. 맛은 물론 재미까지 선보이고 싶었다는 설명이지만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이색 시도만 남겼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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