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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지로’ 이어 ‘힙당동’ 뜬다…‘싸전거리’ 핫플 뭐 있길래[가봤어요]

쌀집과 힙한 카페의 콜라보...이색적 분위기 자아내
지난해 9월부터 관심 증폭, 한달간 8만명 넘게 찾아

신당역 1번 출구에서 골목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쌀포대를 가득 쌓아놓고 손님을 반기는 쌀가게를 여럿 만나볼 수 있다. [김서현 기자]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김서현 기자] “떡볶이 먹으러 찾는 건 옛말이죠, 쌀집 옆에 이렇게 예쁜 카페 있는 곳 보셨어요?”

‘신당동 떡볶이’로 이름을 떨쳤던 신당동이 최근 ‘힙당동’(힙+신당동)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떠올랐다. 청구역 방향으로 늘어선 떡볶이 타운이 과거에 영광을 누렸다면, 이제는 황학동으로 이어지는 서울중앙시장 인근 골목이 그 주인공이다.

신당역 1번 출구로 나와 가장 먼저 마주한 풍경은 다소 낡고 허름했다. 언뜻 을지로 골목에 와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작은 규모의 점포들이 연달아 줄지어 있는 모습이다.

골목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중앙시장에 가까운 우측 골목에 가구상점이 즐비해 있다. 시선을 돌려 좌측을 보면 각종 쌀가게가 모여 있는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다. 점포 앞에 쌀 포대를 그득히 쌓아놓거나, 각양각색 바구니에 쌀을 한가득 퍼놓는 식이다. 이러한 풍경은 골목이 ‘싸전거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유다. ‘싸전’이 바로 쌀을 많이 벌여 놓고 파는 가게인 미전(米廛)을 뜻하기 때문이다.

신당동 골목의 부흥을 이끈 1등 공신은 베이커리카페 ‘심세정’이다. 골목에 들어서면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점포의 낡고 허름한 외관과 차이가 한눈에 느껴진다. [김서현 기자]

힙당동에 하나둘 모여든 카페들은 이러한 풍경 속에 한데 섞여 있어 더욱 특별하다. 힙당동 골목에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 계기 역시 쌀가게를 리모델링해 유명해진 빵집인 ‘심세정’이 유명세를 타면서다. 골목의 전통 어린 점포들이 새롭게 리모델링한 카페, 베이커리와 한 뼘 거리에 면을 맞대고 서 있는 풍경이 새롭게 다가왔다. 신당동이 제2의 을지로로 거듭난다는 소문에 젊은 창업자들이 몰려드는 와중에, 터가 부족한 탓에 매물을 구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라는 후문이다. 

2월 3일 오전 시간대부터 신당동 ‘하니칼국수’가 손님으로 가득찬 모습. [김서현 기자]

힙당동 골목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인 ‘하니칼국수’ 역시 쌀집과 벽을 맞대고 있다. 골목 상권을 살려보겠다는 일념 하에 지난해 1월 오픈한 이곳은, 오전부터 웨이팅이 이어질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다. 칼칼한 국물과 푸짐한 생선알(곤이)이 특징인 ‘알곤이칼국수’가 대표메뉴다. 하니칼국수 직원은 “시간대 관계없이 손님이 꾸준히 많은 편이지만, 특히 주말 점심에 골목을 둘러보면서 이곳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제2의 레트로 열풍이라는 점에서 출발지점은 을지로와 흡사하나, 공업사들 사이사이에 노포·바가 가득한 을지로와 인파 구성이 전혀 다르다. 힙당동의 특징은 기존 유동 인구인 장년층과 힙한 분위기를 원하는 젊은층, 인근 아파트 거주민에 더해 충무아트홀에 공연을 보러 온 가족단위 방문객까지 모두 섞여있다는 점이다.

중앙시장 안쪽에 베트남 음식을 파는 식당이 위치해 있는 모습. [김서현 기자]

오가는 이들의 목적이 다양해서인지 중앙시장 내부도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동대문 인근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탓인지 ‘장충동 족발’ 냄새가 진동하는가 하면, 닭내장탕을 판매하는 점포들도 여럿 보였다. 시장 안쪽으로 더 들어가보면 심지어 조그만 크기의 베트남 식당을 비롯해 모던한 분위기의 퓨전일식당이 들어와있는 모습도 확인해볼 수 있다.

시장 상인 C씨는 “시장에 사람이 붐비기 시작한지 6개월 정도 됐다”며 “저녁이면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고 전했다. 이어 ‘옥경이네 건생선’이 성시경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에 노출된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동인구·검색량 모두 폭증...핫플 등극에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

신당동은 지난해 9월부터 방문객들이 발길이 늘었고 검색량도 늘어났다. 소상공인마당 상권정보에 따르면 신당동 일대 유동 인구는 2022년 9월 일평균 8만6729명으로 2021년 5만2826명과 비교하면 3만명 이상 늘어났다. 블랙키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신당동’ 검색량은 2만8300건으로 검색량이 폭증했다. 지난해 1~8월 월평균 1만2000~1만3000건 수준에 그친 것에 비하면 약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신당동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단독주택과 업무상업시설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임대료, 보증금, 권리금이 올라가면서 거래는 주춤한 것으로 분석된다.

밸류맵에 따르면 단독주택은 거래건수는 줄었지만, 3.3㎡(1평)당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신당동 단독주택은 2018년 158건이 거래됐고, 평당 기준 가격은 2781만원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89건, 거래가는 3217만원으로 3000만원을 넘어섰다. 이후 2020년 128건, 3258만원을, 2021년 71건, 3707만원으로 거래 건수는 50건 이상 줄었지만 3000만원대 가격을 유지했다. 올해는 2월 1일 기준 27건 거래됐으며 거래가는 4081만원으로 4000만원을 첫 돌파했다.

신당동 업무상업시설은 꾸준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거래가격은  상승세다. 연도별 거래건수와 평당 거래가격은 ▶2018년 32건, 7678만원 ▶2019년 20건, 7127만원 ▶2020년 44건, 6770만원 ▶2021년 48건, 9646만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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