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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호텔’ 대신 ‘정동교회’…범 현대家 자녀들, ‘교회 예식’ 고집하는 이유

정몽규 HDC그룹 회장 장남, 11일 치과의사와 결혼
장소는 범 현대가 전통 살려 정동제일교회에서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변중석 여사 유지 받들어

(왼쪽부터 시계방향) 정동제일교회 내부, 정준선 KAIST 교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부인 정지선씨의 장녀 진희씨 결혼식 모습. [사진 연합뉴스, KAIST 홈페이지)

[이코노미스트 김설아 기자] ‘범현대가(家)’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장남 정준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오늘(11일)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재계 총수들을 비롯해 각계 인사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의 결혼식 장소에 관심이 쏠린다. 특급 호텔 대신 교회를 결혼식 장소로 선택하면서다. 정 교수 역시 성당이나 교회에서 혼사를 치르는 현대가 전통을 이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정 교수는 11일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치과의사인 김모씨와 결혼식을 갖는다. 정 교수는 정몽규 회장의 장남이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포니 정’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장손이다. 그는 지난 2021년 만 29세 나이로 KAIST 교수로 임용돼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이 화촉을 밝히는 정동제일교회는 현대가 사람들이 결혼식장으로 자주 선택한 장소다. 특히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 부부에 이어, 지난해 치른 장녀 진희씨 결혼까지 3대가 같은 곳에서 식을 올렸다.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과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 정몽준 명예이사장도 이 교회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 부인 변중석 여사의 생전 모습. [사진 아산정주영닷컴]
현대가 자녀들이 호화스러운 호텔 예식 대신 정동제일교회를 결혼식 장소로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선 정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정 명예회장의 아내인 고 변중석 여사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 변 여사는 재벌 부인임에도 ‘재봉틀 한 대, 장독대 하나’로 평생을 검소하게 살면서 현대가의 안방을 지킨 인물이다. 정 명예회장 부부는 생전에 자녀들에게 가급적 결혼식은 정동제일교회에서 열 것을 권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이기도 하다. 정동교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개신교회당으로 19세기에 지어진 여일한 건물이다. 최초로 예배당 결혼식이 치러진 곳이자 120년 동안 고딕 양식을 보존하고 있다. 정동교회에서의 결혼식은 교인에 한해서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그룹 등이 속한 범현대가 2,3세 들은 재벌 가문 중에서도 유독 일반인과의 결혼이 많다”면서 “평소 검소하고 소박한 가풍을 유지했던 정 명예회장의 뜻이 이들의 만남부터 결혼식 장소에도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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