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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형, 빼돌린 비트코인 현금화…8개월간 1억달러 인출”

스위스은행 통해 작년 5월부터 현금화
美 SEC “비트코인 1만개 빼돌려 인출”

'테라 사태'를 일으킨 뒤 해외 도피 중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게티이미지]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테라 사태’를 일으킨 뒤 세르비아에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진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비트코인 1만개를 빼돌려 이 가운데 1억달러(약 13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인출했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SEC의 발언을 인용해 권 씨가 테라 생태계에서 비트코인 약 1만개를 빼돌려 스위스은행을 통해 예치한 뒤 현금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EC에 따르면 권 씨가 지난해 5월부터 주기적으로 비트코인을 현금화해 스위스은행에 예치했고, 예치한 자금 중 일부를 현금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트코인 1만개는 이날 현재 가격(2만4600달러) 기준 2억4600만달러(약 3200억원) 규모다. 권 씨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간 스위스은행에서 1억달러(약 13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EC는 전날 권 씨와 테라폼랩스를 증권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정식 기소했다. SEC는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권 씨와 테라폼의 계략으로 미국 투자자들은 최소 400억달러의 시장 가치 손실을 입었다”며 “권 씨가 미국 투자자들을 반복적으로 오도했다”고 지적했다.
 
거버 그루왈 SEC 집행국장은 “테라의 생태계는 탈중앙화하지도 않았고 금융도 아니었다”며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에 의해 뒷받침된 단순한 사기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씨와 테라폼랩스는 LUNA, UST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공시가 제공되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기 전 허위 및 오해 소지가 있는 진술을 반복하며 사기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한국 검찰도 권 대표의 시세 조종 혐의를 추적하고 있다. 권 대표는 테라가 실제 자산 가치와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이며 가치 변동성이 최소화됐다고 홍보해왔지만, 검찰 조사에 따르면 권 씨가 특정 가격에 맞춰 테라의 시세 조종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지난해 9월 권 씨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권 씨의 소재지가 불분명해지자 그의 여권 효력을 박탈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해외 도피 중인 권 씨의 행적을 쫓기 위해 세르비아가 위치한 발칸반도를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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