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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린 게 아니었어?”…AI가 그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미술계 ‘시끌’

네덜란드 헤이그 미술관에 AI 작품 전시돼 논란
독일 크리에이터가 AI로 그림 작업해 출품
“작가 저작권 침해” VS “새로운 작품 형식”

10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네덜란드 헤이그의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 AI가 그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모작이 전시돼 논란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최근 네덜란드의 한 미술관에 인공지능(AI)이 그린 작품이 걸려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네덜란드 헤이그의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에 AI가 그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모작이 전시돼 논란이라고 밝혔다. 이 미술관은 페르메이르의 원작을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 대여하는 동안 이를 대체할 애호가들의 모작 여럿을 공모해 전시했는데, 한 점을 AI가 그린 사실이 알려졌다. 미술계에선 해당 작품이 유서 깊은 명작들과 함께 걸릴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율리안 판디컨은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모티브로 한 작품 전시 이벤트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는 AI로 작업한 그림 ‘빛나는 귀걸이를 한 소녀’를 출품했다.

그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관련 이미지 수백만개를 토대로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에 자신이 생각한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샵도 사용됐다.

미술관 측은 접수한 총 3482점 중 170여점을 원작이 있던 전시실에 디지털 형식으로 전시했고, 판디컨이 제출한 것을 포함해 총 5점만 엄선해 실물(출력본)을 걸었다. 출품된 사진이나 그림은 인형, 공룡, 오리, 과일 등 기발한 형태로 패러디·오마주한 것들이 많았다고 전해졌다.

네덜란드 예술계 일각에서는 이번 전시회를 두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작가인 이리스 콤핏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페르메이르의 유산은 물론 활동 중인 예술가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미술관에서 나오면서 뺨을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AI 도구가 다른 작가들의 저작권을 침해하며, 그림 자체도 프랑켄슈타인 같은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미술관 공보담당 보리스 더뮈닉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품이고, 사람들 사이 찬반이 갈린다”면서도 “작품을 선정한 이들은 AI가 창작한 것임을 알고도 마음에 들어 했고, 결국 선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는 디지털 아트 부문에 AI 미드저니로 제작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 1위에 올라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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