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이름도 못쓰고, 미분양 굴욕…‘노현정 남편 건설사’에 무슨 일이
도급순위 133위 중견건설업체, ‘현대 썬앤빌’ 시공사
자금시장 경색과 미분양 증가로 급격한 자금난 겪어
지난해 건설, IT부문 물적분할…대주단 무효소송도
[이코노미스트 김설아 기자] 아파트 브랜드 ‘현대 썬앤빌’의 시공사인 중견건설업체 ‘에이치엔아이엔씨’(HN Inc)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범현대家 3세이자 노현정 전 아나운서의 남편인 정대선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업계에선 주택거래침체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과 미분양 증가 등이 에이치엔아이엔씨의 급격한 자금난을 앞당겼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부실시공 논란이 커지고, 물적분할 과정에서의 소송까지 더해지면서 경영은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미분양 참패에…입주지연‧부실시공 논란까지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법인회생을 신청한 에이치엔아이엔씨는 경기침체와 부동산 PF위기로 인한 유동성이 막히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특히 지난해 8월 강원 속초시 장사동에 분양한 테라스하우스 ‘속초 헤리엇 THE228’의 미분양이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해당 단지는 214구 모집 중 119가구가 미달되는 참패를 겪었다. 시내와 떨어진 애매한 입지와 부족한 주변 인프라가 발목을 잡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입주지연과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최근 화성 동탄2신도시에 준공한 주상복합건물 ‘동탄역 헤리엇’은 당초 입주예정일이 2022년10월30일이었지만 원자재 수급차질과 노조파업 등으로 입주예정일이 올해 1월20일로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와 시공사가 무리하게 사전점검과 입주를 앞당기면서 부실시공 의혹이 불거졌고, 입주민들은 안전불감증 등을 토로하며 화성시에 1만건이 넘는 집단 민원을 신청하기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업장에서 발생한 미분양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고 자금난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 와중에 입주민과의 갈등까지 확산되면서 신규 사업도 거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현대’ 이름 쓰지마…대주단과 소송전도
에이치엔아이엔씨는 도급순위 133위 중견건설업체다. 2021년 기준 연 매출은 2837억원, 당기순이익은 36억원을 기록했다. 1995년 유씨테크로 설립됐고, 정대선씨가 이 회사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2008년 11월 상호명을 BS&C로 변경했다.
2009년부터 법인명을 ‘현대 BS&C’로 변경해 사용해왔지만, 2017년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 브랜드를 사용하지 말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패하면서 지난해 1월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범현대그룹과 조직적, 경제적, 지분적 관계가 없는 회사를 단지 최대주주가 정대선이라는 이유만으로 범현대그룹을 이루는 개별그룹 혹은 계열사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당시 현대차그룹의 입장이다.
에이치엔아이엔씨는 정보기술(IT)사업도 해왔지만, 지난해 12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회사를 건설(존속법인 에이치엔아이앤씨)과 IT(신설법인 에이치엔아이엑스) 부문으로 쪼개는 물적분할을 단행했다. 이후 투자유치 명목으로 신설법인 에이치엔아이엑스 지분 절반 가량을 범현대가 관계사에 약 200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주단(대출 금융기관 단체)과 소송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주단은 회사가 채권자의 사전 동의 없이 분할했다면서 법원에 분할 무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1일 회사가 제출한 보전처분 신청서와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를 검토한 뒤 이를 받아들일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은 통상 1주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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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주택거래침체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과 미분양 증가 등이 에이치엔아이엔씨의 급격한 자금난을 앞당겼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부실시공 논란이 커지고, 물적분할 과정에서의 소송까지 더해지면서 경영은 악화일로를 걷는 모양새다.
미분양 참패에…입주지연‧부실시공 논란까지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법인회생을 신청한 에이치엔아이엔씨는 경기침체와 부동산 PF위기로 인한 유동성이 막히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특히 지난해 8월 강원 속초시 장사동에 분양한 테라스하우스 ‘속초 헤리엇 THE228’의 미분양이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해당 단지는 214구 모집 중 119가구가 미달되는 참패를 겪었다. 시내와 떨어진 애매한 입지와 부족한 주변 인프라가 발목을 잡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입주지연과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 최근 화성 동탄2신도시에 준공한 주상복합건물 ‘동탄역 헤리엇’은 당초 입주예정일이 2022년10월30일이었지만 원자재 수급차질과 노조파업 등으로 입주예정일이 올해 1월20일로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시행사와 시공사가 무리하게 사전점검과 입주를 앞당기면서 부실시공 의혹이 불거졌고, 입주민들은 안전불감증 등을 토로하며 화성시에 1만건이 넘는 집단 민원을 신청하기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업장에서 발생한 미분양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고 자금난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 와중에 입주민과의 갈등까지 확산되면서 신규 사업도 거의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현대’ 이름 쓰지마…대주단과 소송전도
에이치엔아이엔씨는 도급순위 133위 중견건설업체다. 2021년 기준 연 매출은 2837억원, 당기순이익은 36억원을 기록했다. 1995년 유씨테크로 설립됐고, 정대선씨가 이 회사 지분을 100% 인수하면서 2008년 11월 상호명을 BS&C로 변경했다.
2009년부터 법인명을 ‘현대 BS&C’로 변경해 사용해왔지만, 2017년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 브랜드를 사용하지 말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패하면서 지난해 1월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됐다. 범현대그룹과 조직적, 경제적, 지분적 관계가 없는 회사를 단지 최대주주가 정대선이라는 이유만으로 범현대그룹을 이루는 개별그룹 혹은 계열사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당시 현대차그룹의 입장이다.
에이치엔아이엔씨는 정보기술(IT)사업도 해왔지만, 지난해 12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회사를 건설(존속법인 에이치엔아이앤씨)과 IT(신설법인 에이치엔아이엑스) 부문으로 쪼개는 물적분할을 단행했다. 이후 투자유치 명목으로 신설법인 에이치엔아이엑스 지분 절반 가량을 범현대가 관계사에 약 200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주단(대출 금융기관 단체)과 소송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주단은 회사가 채권자의 사전 동의 없이 분할했다면서 법원에 분할 무효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1일 회사가 제출한 보전처분 신청서와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를 검토한 뒤 이를 받아들일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은 통상 1주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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