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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미쳤어요”...‘2000만원대 미국차’ 생애 첫 차로 손색 없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타봤어요]

마진 포기했다…캐스퍼와 유사한 가격 책정
중형급 실내 공간 확보·이중접합유리로 조용
아반떼 ‘픽’하던 사회초년생 트랙스로 몰릴 듯

2000만원대 미국차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사진 이지완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가격표가 잘못된 것 아니냐”, “이렇게 팔아도 남는게 있나”, “제대로 사고를 쳤다”

고금리, 고물가 시대에 눈을 의심케 할만한 가격의 신차가 등장해 화제다.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의 한국사업장이 생산하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그 주인공이다.

GM 한국사업장은 2018년 글로벌 신차를 배정받은 뒤 4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쉐보레 브랜드의 새로운 세그먼트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완성했다. 긴 시간 공들인 만큼 출발이 좋다. 지난 22일 시작된 사전계약에서 3일 만에 6000명 이상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전계약 8일 만에 약 3000명이 계약한 기아 셀토스보다 두 배 정도 많은 것이다.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쉐보레 대리점으로 밀려드는 소비자들 때문에 한때 전상망이 마비됐다고 한다.

국내 소비자들이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 정도다. ▲2000만원대 합리적 가격 ▲세단과 SUV의 장점이 결합된 크로스오버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선택 가능한 디자인(알에스(RS)·액티브(ACTIV)) 등이다.

기자는 지난 22일 경기도 킨텍스에서 진행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미디어 시승행사에 다녀왔다. 킨텍스에서 출발해 파주의 한 카페를 돌아오는 약 140km 코스를 달렸다. 시승차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액티브 트림, 외관 색상은 어반 옐로우였다.

2000만원대 미국차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어반 옐로우 액티브 트림. [사진 이지완 기자]
일단 가격만으로 구매 욕구를 끓어오르게 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가격은(개소세 인하 기준) 시승차인 액티브 기준 2681만원부터 시작한다. 엔트리 트림인 LS/LT의 시작 가격은 각각 2052만원, 2366만원이다. 가장 비싼 트림인 알에스도 2739만원 수준이다. 현대자동차 경형 SUV 캐스퍼 가격이 옵션 선택 시 2000만원을 넘어간다. 사회초년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첫 차의 아이콘’ 현대차 아반떼(가격 1960만~2797만원)와 비교해도 가격경쟁력이 높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최근 소비자 수요가 세단에서 SUV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현대차 아반떼 수요를 일부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엔트리급인데 실내는 준중형 SUV급 이상이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크기는 전장(길이) 4540mm, 전폭(너비) 1825mm, 전고(높이) 1560mm, 축거(휠베이스, 앞뒤 타이어 중심축간 거리) 2700mm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오버다보니 차가 조금 낮은 듯한 느낌은 분명히 존재한다. 다만, 실내가 비좁다는 느낌은 크게 받지 못했다. 뒷좌석 6대4 폴딩시트 덕분에 짐을 싣거나 차박을 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외관상 특징은 넓은 휠베이스와 낮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 등이다. 알에스 트림은 좀더 날렵한 느낌이 강해 스포츠카를 떠올리게 한다. 액티브 트림은 근육질의 터프한 이미지가 강했다.

2000만원대 미국차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실내. [사진 이지완 기자]
2000만원대 미국차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2열. 바닥에 턱이 없어 3명도 충분히 앉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진 이지완 기자]
실내 디자인의 변화가 반가웠다. 과거부터 꾸준히 지적을 받았던 미국차 특유의 투박함이 많이 사라졌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전면 디스플레이는 플로팅 타입 8인치 컬러 클러스터와 1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으로 구성된 듀얼 스크린이 탑재됐다. 중앙 터치스크린은 약 9도 기울어져 있다. 운전자의 편의성 극대화를 위한 디자인이다. 실제 운전석에서 터치스크린으로 손을 뻗어보니 조작이 한층 더 수월했다.

1.2리터 E-Turbo Prime 엔진은 이미 수많은 검증을 거친 GENⅢ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다.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kg·m의 힘을 낸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2.7km(LS/LT 트림 기준)다. 제3종 저공해차 인증을 확보했다. 저배기량 차임에도 고강성 경량 차체와 날렵한 실루엣의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가속페달을 밟음과 동시에 경쾌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트림에 따른 주행성능의 차이는 없다. 랠리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알에스, 오프로드에 특화된 모습의 액티브 모두 동일하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실내 정숙성이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국내 판매 모델에는 어쿠스틱 윈드쉴드 글래스(이중접합유리)가 별도로 적용됐다. 여기에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을 반대 특성의 음파로 상쇄시키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기능도 조합됐다. 도로 주행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조용했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

2000만원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측면부. 파워 리프트게이트 등 한국인 취향을 고려한 옵션이 대거 포함됐다. [사진 이지완 기자]
2000만원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렁크 공간. 생각보다 넉넉하다. [사진 이지완 기자]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고급 옵션도 대거 포함됐다. GM이 그만큼 한국 시장을 많이 생각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에는 유사 차급에서 접하기 어려운 ▲전동·통풍·열선 기능을 제공하는 시트 ▲요추 받침 기능의 럼버 서포트 ▲무선 휴대폰 충전 ▲파워 리프트게이트 ▲오토홀드 ▲뒷좌석 에어벤트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제외한 주행보조 기능도 대부분 기본 옵션에 포함됐다. 다만, 차선유지보조의 경우 차선 중앙을 잡아주지는 못한다. 차선유지보조 버튼이 기어 노브 상단에 위치해 조작하기 불편하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외관 디자인, 의외로 넉넉한 실내 및 적재공간, 불편함 없는 주행성능, 다양한 고급 사양이 결함된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차였다. 여기에 가격까지 착하다. 물량만 뒷받침된다면 올해 한국 시장을 뒤흔들 신차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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