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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오일머니 ‘잭팟’ 신호탄…사우디에 기술 수출 임박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투자부와 업무협약 체결
정부서 진행하는 ‘사우디 디지털 전환’ 참여 기대
‘팀 네이버’ 총동원…AI·로봇·클라우드 역량 활용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이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적용된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네이버]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네이버의 기술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입혀진다. 사우디아라비아 부처와 직접 협업을 약속하면서 향후 신규 매출원 마련 가능성을 높였다. 업계에선 기술 수출의 포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홍해 인근 사막·산악지대를 인공도시로 탈바꿈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700조원 이상이 투입된다. 이와 함께 디지털 중심의 경쟁력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석유 중심의 산업 구조 탈피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단 취지다.

네이버는 3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MOMRAH)·투자부(MISA)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 다각적 협력을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국내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직접 MOU를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Riyadh)에 위치한 자치행정주택부 청사에서 협약식을 진행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디지털 전환에는  네이버·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 등 ‘팀 네이버’ 모두가 함께한다. 협약식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소속 ▲마제드 알 호가일 장관 ▲무싸드 알오테이비 차관이 자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에선 ▲칼리드 알팔리 장관 ▲파하드 알 나임 차관이 참석했다.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가 사우디아라비아 인사들과 논의를 진행했다. 네이버 측은 이번 MOU 체결에 대해 “네이버의 선행 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는 사우디아라비아 도시를 자체 기술로 디지털 공간에 옮기는 식의 사업이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디지털트윈 기술은 실제 세계를 가상에 정밀하게 구현, 시뮬레이션 등 모의실험을 진행하는 개념을 말한다. 새로운 건축물·도시 따위를 현실에 구현하기 전 예상치 못한 문제점을 찾아내거나 구상한 취지에 맞게 시설물 운영이 가능한지를 살피는 데 사용되곤 한다. 스마트시티 실현을 위해 디지털트윈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팀 네이버’의 역량을 활용해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가 기획 중인 ‘슈퍼 애플리케이션’(가칭) 구축에도 참여를 기대했다. 자사 초대규모 AI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민 대다수 이용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와 투자부는 이 같은 사업을 전담하는 부처다.
강원도 춘천 동면에 위치한 네이버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 전경. [사진 네이버]

네이버는 이번 MOU 성사의 배경으로 그간 쌓아온 기술 역량을 꼽았다. 회사는 사용자 데이터의 중요도를 인식하고 2013년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데이터센터 ‘각 춘천’을 설립한 바 있다. 이 시설은 10년 이상의 무중단·무사고·무재해 기록을 이어갔다. 2017년 설립한 네이버랩스를 통해선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로봇·자율주행·디지털트윈 등 선행 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했다.

네이버는 그간 축적한 디지털 기술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식, 사업적 성과를 이룰 방침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의 스마트시티 ‘네옴시티’ 프로젝트 이외에도 국가 차원에서 전방위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 측은 “각 분야의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네이버도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와 투자부의 파트너로 함께 하게 됐다”며 “인공지능(AI)·로보틱스·클라우드·자율주행·디지털트윈 등 첨단 기술 분야를 총망라하고 있다는 점이 주효한 지점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관의 ‘원팀 코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수주 지원단에 참가한 뒤로 네옴시티 사업 참여 등을 타진해 왔다. 회사 측은 “알 호가일 장관과 미팅을 가진 것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왔다”며 “장관이 지난해 11월 29일 로봇 친화 사옥인 ‘1784’에 직접 방문해 자사 기술력과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 기획·개발 역량을 직접 경험한 바 있다”고 전했다. 올해 2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AI와 데이터 관련 정부 기관 세 곳도 네이버를 방문하기도 했다.

채선주 네이버 ESG·대외 정책 대표는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쌓아 온 ‘팀 네이버’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인정을 받게 된 만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국가 디지털 전환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며 “‘원팀코리아’ 수주지원단에 참가한 이후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진 이번 사례를 계기로, 향후 글로벌 시장 개척에 더욱 힘쓰며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네이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사우디아라비아 마제드 알 호가일 도시농촌부 장관.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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